친환경에 꽂힌 車업계… 업사이클링 전략 속도

아이오닉 5.     현대차 제공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폐기물 등을 재활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업사이클링’이 자동차업계의 새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탄소중립, 반도체 대란 등으로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가운데 친환경 공정을 활용한 제품 생산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려는 전략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회사들이 차량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친환경 소재 및 공정을 활용하는 업사이클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사이클링(Upcycling)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플라스틱이나 고철 같은 폐기물에 디자인·기술을 적용해 새 용도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자동차는 정의선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업사이클링 열풍을 이끌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패션 편집샵 ‘분더샵’, ‘레클레어’와 함께 ‘리스타일 2021’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자동차의 폐가죽시트·에어백·안전밸트로 만든 패션 아이템을 선보였다.

 

올해엔 자동차 폐기물과 아이오닉 5의 친환경 소재로 제작한 자켓·후드·바지 등 의상 12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에어백이나 안전벨트 같은 자동차 폐기물에서 범위를 확장해 투명 페트병을 분쇄 및 가공해 만든 리사이클 원사, 사탕수수·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 성분을 활용해 만든 원사 등을 이용한 게 특징이다.

 

2019년엔 미국 친환경 패션 브랜드 ‘제로+마리아 코르네호’와 함께 폐가죽시트를 업사이클링한 의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들 의상은 서울과 파리의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며, 수익금은 현대차가 추진할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기부금으로 사용된다.

 

해외에선 볼보자동차가 글로벌 패션 브랜드 ‘3.1 필립 림(3.1 Phillip Lim)’과의 협업으로 차세대 친환경 인테리어 소재로 만든 한정판 위크엔드백(Weekend Bag)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디자이너는 ‘노르디코(Nordico)’로 명칭된 볼보자동차의 차세대 친환경 인테리어 소재로 위크엔드백을 제작했다. 이 소재는 페트병(PET)을 재활용해 만든 텍스타일, 스웨덴과 핀란드의 숲에서 얻은 바이오 기반의 소재, 와인 산업에서 재활용된 코르크 등으로 제작됐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생산 공정에 다양한 친환경 소재가 활용됨에 따라 업사이클링 부문 산업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는 다수의 친환경·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제작됐다. 도어 트림, 도어 스위치, 크래시 패드에는 유채꽃과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오일 성분이 사용된 페인트를 적용했다. 시트는 바이오 성분을 활용해 만든 원사가 포함된 원단으로 제작됐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도 최근 공개한 첫 번째 전용전기차 GV60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했다. 시트, 도어 암레스트, 콘솔 암레스트, 크래시 패드에 옥수수 등 자연물에서 추출한 식물성 성분으로 제작된 친환경 가죽을 적용했다.

 

BMW 그룹은 차량 생산에 재활용 플라스틱, 천연 섬유 매트와 플라스틱 매트릭스의 복합 소재 등을 사용하고 있다. 탄소 배출량이 낮은 재활용 플라스틱, 바이오 플라스틱, 비건 가죽 및 동물성 가죽 대체재 개발도 추진 중이다. 볼보는 2025년까지 신차에 사용되는 소재의 25%를 재활용 또는 바이오 기반 소재로 대체할 방침이다.

 

pjh121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