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 변이 '오미크론' 대응전략 분주

셀트리온 “흡입형 칵테일 항체치료제 개발”
씨젠 진단시약, 코로나19·변이 ‘오미크론’ 동시 검출
현대바이오, 코로나·독감 치료제 임상2상 병행

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 연구원. 사진=셀트리온

[세계비즈=김민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오미크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외부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에서 기존 변이보다 두 배 정도 많은 32개의 돌연변이 부위가 발견된 새 변이다. 델타 변이보다 전염력이 강하고, 기존 백신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씨젠의 ‘Allplex™ SARS-CoV-2 Master Assay’. 사진=씨젠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변이 바이러스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은 자사의 진단시약을 대상으로 오미크론 바이러스 검출 여부를 확인했다. 해당 제품은 씨젠이 개발한 ‘Allplex™ SARS-CoV-2 Master Assay’이다.

 

이 제품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4종(E, RdRP, N, S gene)과 변이 바이러스 유전자 5종(HV 69/70 deletion, Y144 deletion, E484K, N501Y, P681H)을 타겟으로 한다. 오미크론이 갖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 유전자 중 3종(HV 69/70 deletion, N501Y, P681H)이 ‘Allplex™ SARS-CoV-2 Master Assay’가 타겟으로 하는 변이 바이러스 유전자에 포함돼 있다. 3종의 변이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될 경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라고 추정할 수 있다.

 

‘Allplex™ SARS-CoV-2 Master Assay’를 사용하면 코로나19와 함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바이러스까지 검출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씨젠 관계자는 “전세계 정부 및 기관이 오미크론 확산을 저지하는데 해당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동시 검사’가 필요한 새로운 방역 프로세스에 가장 적합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후속 프로젝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칵테일 항체 ‘CT-P63’과 이와 별도로 개발 중인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와의 결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CT-P63은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 초기에 확보한 중화항체 후보군에서 발굴한 항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렉키로나와는 별개의 항체다.

 

당시 셀트리온은 변이 바이러스 대응력이 가장 우수한 항체인 CT-P63을 선별해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해왔으며 최근 임상 1상 투여를 마쳤다. 이와 별도로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투여하는 방식을 다원화하고 환자 편의 등을 향상하고자 렉키로나를 흡입형으로 개량한 치료제를 개발해왔다. 기존 렉키로나는 정맥 주사 형태로 개발돼 병원에서만 투여할 수 있지만, 흡입형으로 개량하면 환자 편의 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그동안 각각 진행해왔던 두 가지 프로젝트를 결합해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내달 중 CT-P63의 임상 1상 시험 데이터를 확보한 뒤 개발 중인 흡입형 치료제와 결합해 후속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바이오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CP-COV03’의 임상2상 신청시 코로나·독감용으로 식약처에 신청해 두 임상을 병행할 계획이다. 현대바이오는 최근 정부 당국에 CP-COV03의 코로나·독감 임상 병행 신청의사를 전하고 관계 당국의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CP-COV03가 코로나 치료용으로 임상1상을 마치면 독감용 임상은 1상을 거치지 않고 2상으로 직행한다. 회사 측은 “CP-COV03가 임상을 통과할 경우 유사증상 환자에게 선제적 조치로 CP-COV03 처방이 가능해져 코로나·독감의 동시대 유행에 따른 트윈데믹 우려는 물론 의료대란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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