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집값 주춤한데 이자는 껑충… 불안한 ‘영끌족’들

내달 1.5%까지 상향 전망… ‘패닉바잉’ 실수요자 부담
거래절벽·청약 양극화 심화 우려… 집값 하락 전망도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박정환 기자] 한국은행이 14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0.25%p 인상하면서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족’의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다.

 

특히 내달까지 기준금리가 1.5%까지 상향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패닉바잉(공황매수)’에 나섰던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이미 금융권은 몇 달 전부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선 반영해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인상해왔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작년 11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51%로 한 달 새 0.25%포인트(p) 올랐다. 또 새해 주요 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6% 포인트 급등해 최고 연 5.58%까지 치솟았다.

 

‘더 이상 늦으면 내 집 마련이 어렵다’는 불안감에 대출로 집을 산 실수요자들은 당장 적잖은 이자 부담을 떠안게 됐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때마다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 규모가 2조9000억원가량 증가한다고 추정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또 오르게 되면 주택 매수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이번 기준금리 여파로 최근 5%대 중반을 넘어선 주담대 금리가 6%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2일 기준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연 3.8~5.56% 수준이다.

 

최근 침체기에 빠진 부동산 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규제 지역에서 대출을 많이 낀 6억~15억원 사이 일부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6억원 이하 주택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보금자리론 등 대출상품을 활용할 수 있고, 15억원 이상의 경우 대출이 불가능해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이 덜하다. 하지만 6억~15억원대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대출 비중이 높아 금리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동안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이 관망세로 전환되면서 실소유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KB국민은행 조사결과 1월 첫째 주 서울 마포구(-0.01%)와 도봉구(-0.01%)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하락 전환했다. 서울에서 하락 지역이 나온 것은 2020년 5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강북, 동대문, 성북, 종로, 중랑, 관악, 동작 등 7개 지역은 보합 전환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 규제와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겹치며 매물부족과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주택을 매수한 실수요자들은 세금과 이자 부담이 늘어도 집값이 그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버텨왔기 때문에 현재의 부동산 시장 상황에선 심리적 부담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번 금리 인상은 차주별 DSR 규제와 금융권의 우대금리 축소 움직임 등과 맞물리며 부동산 구입심리를 억제하고, 주택 거래량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부동산 구매수요 관망과 자산가격 상승 둔화, 거래량 감소, 지역 및 상품별 시장 양극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pjh1218@segye.com

ⓒ 세계비즈 & segye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