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삼다수 무라벨, 디자인에 힘주고 친환경 잡았죠”

강경구 제주개발공사 R&D혁신센터 센터장. 사진=제주개발공사

[김진희 기자] 산업계에서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소비 활동을 통해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을 표현하고자 하는 ‘미닝아웃’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생수업계 ‘무라벨’ 열풍이 불고 있다.

 

 업계 1위인 제주삼다수도 지난해 무라벨 제품 ‘제주삼다수 그린’을 선보이며 친환경 생수 대열에 합류했다. 점유율 40%대에 육박하는 1위 기업의 무라벨 제품 출시는 파급력도 컸다. ‘제주삼다수 그린’은 출시 6개월간 1억병이 판매되며 총 64톤의 비닐 폐기물을 절감한 것이다.

 

 28일 제주삼다수의 무라벨 패키지 탄생 배경과 24년째 점유율 1위의 경쟁력 비결을 묻기 위해 강경구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이하 제주개발공사) R&D혁신센터 센터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린 홀 프로세스’, 무라벨 패키지 탄생 원동력 

 

 지난해 제주삼다수가 선보인 ‘제주삼다수 그린’ 제품은 무라벨·무색캡·무색병 등 이른바 ‘3無’ 디자인으로 출시됐다. 다만 컬러풀한 라벨과 캡이 없다고 해서 디자인적 요소도 적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제주삼다수 그린은 사각 형태의 제주삼다수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되, 한라산과 화산암반 등 브랜드 자산을 형상화해 디자인 됐다. 

 

 출시 이후에도 제주삼다수 그린은 디자인 업그레이드를 거듭하고 있다. 브랜드명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피드백에 따라 로고 시안성을 높이는 디자인 개선 작업이 두 차례 이뤄졌으며, 원형병 형태의 디자인 연구 및 시제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삼다수 무라벨 디자인 개선 사례. 이미지=제주개발공사

 강 센터장은 “무라벨 제품 개발 당시만 해도 ‘제품의 얼굴’로 인식되던 라벨을 제거하는 것에 대내외 우려가 컸다”며 “그렇지만 ‘그린 홀 프로세스’의 일환으로 환경에 대한 책임을 고려해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린 홀 프로세스(Green Whole Process)는 제주개발공사가 추진 중인 친환경 경영방침이다. 무라벨 도입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이어 탈 플라스틱·신재생에너지로까지 등 친환경 전략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제주삼다수는 플라스틱 사용 절감을 위해 페트 경량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강 센터장은 “생수는 부피가 크고 무겁기 때문에 유통 과정에서 제품이 파손되기 쉽다. 때문에 두껍고 튼튼한 페트병을 사용하는 것이 물류에 있어 유리하지만, 환경을 생각해 경량화된 페트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다수 2ℓ 제품은 출시 초기에 비해 10% 경량화됐고, 오는 2025년 준공 예정인 신규생산라인(L6)에서는 10% 추가 감량이 가능할 전망이다.

 

◆“좋은 물이란,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 

 

 수백개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는 국내 생수시장에서 제주삼다수는 24년째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제주삼다수가 이토록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까닭을 묻자 강 센터장은 ‘안전성’과 ‘품질’을 꼽았다. 

 

제주 삼다수 스마트팩토리 L2 생산라인 모습. 사진=제주개발공사

 강 센터장은 “제주삼다수의 핵심 가치는 ‘좋은 물’에 있다. 다양한 요소들이 있겠으나 좋은 물이란 기본적으로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이라고 생각한다”며 “제주삼다수는 천연 여과력을 가진 화산송이를 천천히 통과해 생성된 물로, 출시 이후 단 한 번도 품질에 부적합 판정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제주삼다수는 올해 1분기 시장 점유율 44.2%로 지난해 42.6% 대비 약 1.6%p 점유율이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여름 수질 부적합 판정 생수 브랜드에 관한 보도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생수 품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수요가 늘어났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강 센터장은 ‘단일수원지’에서 취수되는 점 역시 제주삼다수가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경쟁력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국내 생수 시장에서 먹는샘물 브랜드는 380개 이상이지만, 제조 공장은 61곳에 불과하다. 때문에 하나의 생수 브랜드가 여러 개의 취수원에서 생산되거나, 한 취수원에서 여러 브랜드의 생수가 생산되기도 한다. 이 같은 경우 물맛과 품질이 동일하게 나타나기 어렵다고 강 센터장은 지적한다.

 

 제주삼다수는 한라산 국립공원 내 해발 1450m 이상에 스며든 빗물이 천연필터인 화산송이에 의해 약 18~22년간 천천히 걸러져 생성된다. 또한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소재의 단일수원지에서 취수된다.

 

 강 센터장은 “제주개발공사는 제주삼다수 수원지 주변에 관측망 106개소를 설치, 운영 중이며 취수원 보호를 위해 수원지 주변 토지를 지속적으로 매입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부로부터 업계 최초 ‘먹는물수질검사기관’으로 지정받아 운영하는 등 소비자 신뢰와 믿음을 높이기 위한 품질관리 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pur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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