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구감소 추세 속 바람직한 대학상권 창업·투자 방법은?

수십년 전 처음 상가·창업 관련 업무를 할 때만 해도 대학상권을 찾는 투자자와 창업자들이 무척 많았다. 그리고 불과 5~10년 전만 해도 대학상권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게 있었다. 그런데 최근들어 대학상권에 상가투자나 창업을 고려하는 경우가 크게 줄어들었음을 느낀다.

 

정확하게 말하면 ‘단순 대학상권’의 위세가 하락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대학교 외에 별다른 집객시설이나 유동인구가 없는 곳의 상가 인기가 떨어졌다는 뜻인데, 대학 하나만 바라보고 창업이나 투자를 고려하는 케이스가 급감했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인구감소’ 추세와 연관이 있다.

 

1970년만 해도 한 해 출생인구가 100만명가량 되었는데 현재 대학신입생 연령대인 2004년 출생자 수는 47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30년 사이 절반이나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2016년생까지는 연간 40만명대의 출생아 수가 유지되지만 2020년대 이후에는 연 20만명대에 불과하다.

 

국내 대학 진학이 70% 정도라고 가정했을 때 2040년경에는 15만~20만 정도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가파른 감소세가 명확한 상황에서 해당 상권과 창업 인기는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기록적인 저출산으로 경제 활력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작년 4분기 합계출산율은 0.65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0.6명대 분기 출산율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는 0.72명을 기록했다. 8년 연속 하락해 역대 최저로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다.

 

이후에는 폐쇄되는 대학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도 들려오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방대학교들부터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 당연히 학교가 사라지면 해당 상권의 상가 주인이나 투자자들이 치명타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학교가 존속되더라도 정원을 대폭 축소한다면 이 역시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대학상권에 투자하려는 입장이라면 해당 대학의 건전성이나 안정성을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서울이나 수도권에 있으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서울과 멀수록 불안하다고 하지만 대학 특성이나 재정 여건상 꼭 일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지역 활성화를 위해 지방에 있는 대학교에 재정이 투입될 수도 있고 외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지방대학 입학을 장려해 활발한 흐름을 보여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칭해지는 대학 서열이나 거리보다 미래 계획, 해당 대학의 생존능력 등을 잘 따져야 하는 이유다.

 

또 한 가지 특이사항은 대학교 학생들의 학교 앞 상권 이용도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해당 대학교 학생들이 학교 앞에 있는 상권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많았지만 이제는 같은 젊은 층들이 많이 모이는 홍대 입구나 강남역 같은 핫플레이스 상권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주말, 방학이나 휴일은 물론 저녁시간만 해도 소비수요가 급감하는 대학가 상권들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 화려했던 이대나 신촌 상권이 현재 높은 공실률을 기록하는 것을 이 같은 이유로 분석하기도 한다. 그밖에 특이한 상황이기는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등교가 중단되면서 수년간 고객이 전무하다시피한 곳도 있었다.

 

이 같은 시기에 창업이든 투자든 대학권 상권에 뛰어든다는 것은 추천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대학상권 진입에 대한 의지가 높은 경우 편의점, 음식점, PC방 등 학생들의 이용도가 높은 업종에 한해 한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어 보인다. 여기서 앞서 말한 대학의 안정성을 따지는 것은 물론 주말 및 저녁, 방학기간의 매출 감소까지 고려해야 한다.

 

보다 나은 방법으로는 대학생뿐 아니라 추가적으로 외부 고객들을 유입할 수 있는 상권에 관심을 두는 것이라 여겨진다. 단순하게 대학교 학생들만 바라보는 것은 수요 측면에서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대학교 주변 오피스타운이나 대규모 아파트단지, 또는 종교시설과 같은 대형 집객시설 등 추가적인 수요 확보 요소의 존재가 바람직하다는 의미이다. 일종의 리스크를 덜어줄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더불어 대학교 학생들뿐 아니라 수요층이 될 수 있는 대상의 동선을 잘 파악해 효율성 있는 입지의 상가를 선택해야 한다. 대학교 상권이라고 홍보하는 상가 중에서 실제 방문해 보면 해당 대학교 학생들의 이동 동선과 동떨어져있는 가게들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수요층이 접근하기에도 애매한 입지이기도 하다. 이 같은 상가를 고르면 창업이나 투자 모두에서 고난이 예상된다.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대학상권은 기본적으로 젊은 소비층이 많기 때문에 유행 흐름이 빠른 축에 속한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해 고객들의 수요와 트렌드를 빠르고 민첩하게 반영할 수 있는 자세가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코로나19부터 본격적으로 급격하게 높아진 온라인 매장들의 배달업종 강세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매장들의 약세 위축 추세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례없는 저출산으로 국가가 소멸하는 것 아니냐는 과장 섞인 우려와 함께 경제 활동이 위축될 것이란 경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4월10일 총선을 앞두고 정부와 여·야가 저출산 대책 공약을 발표하면서 주식시장에서는 때아닌 저출산 정책 수혜주로 대표적인 아가방컴퍼니가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격적 출산 지원으로 부영그룹 등 기업까지 동참해 혜택을 주고 있고 앞으로도 저출산은 국가적 문제로 현실적 대책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강수 상가의신 대표·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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