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국 유권자의 선택은 경제가 답이다

법무법인(유) 지평 경영컨설팅센터 BI 그룹장 정민

올해 최대 화두는 단연 미국의 대통령 선거이다. 현지시각으로 3월 5일, 미국 공화당의 ‘슈퍼 화요일’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상대로 압승했다. 이로써 조 바이든 현직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직 대통령의 재대결이 확정됐다. 미국 역사상 112년 만에 전·현직 대통령이 맞붙게 됐다. 

 

현재 두 후보의 지지율은 초박빙이다. 대선 승리는 특정 정당이 뚜렷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표심이 왔다 갔다 하는 경합 주의 결과가 좌우할 것이다. 통상적으로 경합 주는 북부 러스트 벨트인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남부 쪽에는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 등 6개 주를 꼽으나 여론 조사 기관에 따라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등을 넣기도 한다. 3월 여론조사 결과, 경합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소 앞서기는 하나 2016년, 2020년 대선 당시에도 경험했듯이 당시 여론 조사와 당선 결과가 바뀌는 사례가 있어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2016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2020년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경합 주의 선택은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고 공약을 통해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 

 

또한, 역사적으로 경제는 미국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변수였다. 미국 역대 대통령의 재선 여부를 보면, 경제 상황이 좋을수록 승리할 확률이 높다. 1970년 이후 재선에 실패한 역대 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제럴드 포드, 지미 카터, 조지 H. W. 부시 등 4명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재임 동안 실업률이 상승했고, 경제성장률이 하락했다. 또한, 중동 전쟁으로 인한 1970년대 오일 쇼크, 저축대부조합 파산 사태로 1990년대 신용경색 및 금융 부실 사태, 코로나19로 2020년 팬데믹 경제 충격 등 경제 위기로 당시에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이에 반해 리처드 닉슨, 로널드 리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들은 다음 선거가 치러지기 전 침체를 미리 극복해 연임에 성공했다. 쉽게 말해 안정화된 경제 상황에서 현 집권당이 재집권할 가능성이 크고, 경제가 어려우면 판세가 뒤집힌다는 얘기다.

 

더욱이 美비영리단체인 퓨 리서치 센터에서 올해 1월 16일부터 21일까지 성인 514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에 따르면, 미국인 4명 중 3명이 올해 최우선 정책 과제로 ‘경제 강화’를 꼽았다. 그만큼 이번 대선에서도 경제 상황뿐만 아니라 경제 정책에 대한 공약이 중요하다. 경제가 정치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경제 성과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해 미국 경제는 양호한 성장세가 느리게 둔화하는 연착륙 전망이 우세하다. 인플레이션 둔화에 의한 구매력 회복이 실질금리 상승 대비 우위를 가졌고, 인프라 투자 및 국채 발행 등 정부 지출의 역할이 커지면서 어느 정도의 성장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더욱이 지난 FOMC 회의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1.4%에서 2.1%로 상향 조정하고 실업률 전망은 4.1%에서 4.0%로 하향 조정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둔화 경로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인플레 전망 및 정책 여건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 시각을 표출했다. 미국 현재 경제 상황만 본다면, 바이든 대통령에서 유리한 상황이다. 다만, 미국 내 인플레이션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이러한 변화를 미국 유권자들이 반드시 체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미국 대선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두 후보의 경쟁 속에서 많은 혼돈이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 대선 누가 승리하던 기술패권과 기술 주권 등 보호주의 정책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특히 대중 견제 기조는 변화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방향성과 수단이 상이하게 나타나게 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첨단산업 규제를 고도화하고 중국의 기술 굴기를 지연시키는 ‘디리스킹’에 초점을 둘 것이다. 이에 반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반세계화’, ‘반중국’, ‘반친환경’ 기조를 유지하면서 과거보다 과격한 정책을 추진할 공산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차이가 발생할 것이다. 중국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한국의 경제와 과학기술·산업계 영향을 미치는 형국이 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선택과 대응이 무척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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