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 사는 기혼 여성 이유미 씨(34)는 결혼 후 임신을 시도했으나,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인해 난임 진단을 받았다. 생리 주기가 불규칙했고, 배란도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난임 치료를 받으면서도 체중은 계속 늘기만 했고, 이씨는 허리 통증으로 운동도 할 수 없게 되면서 몸무게가 100kg을 넘으며 자연 임신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좌절하던 이씨는 올해 초 지방흡입 수술을 결심했다. 이씨는 "비만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지방흡입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려는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허리 통증으로 운동도 쉽지 않았기에 지방흡입과 동반된 비만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의 질을 회복하는 것이 그녀의 목표였다.
수술 후 30kg을 감량한 그녀는 놀랍게도 생리 주기가 규칙적으로 돌아왔고, 건강이 회복되면서 자연 임신까지 성공했다. 이씨는 "허리 통증이 크게 나아졌고, 생리 주기가 규칙적으로 돌아온 것만으로도 놀랐는데, 자연 임신이 되었을 때는 정말 기적 같았다"며 “비만 치료로 난임까지 극복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많은 부부는 난임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와 맞서 싸우고 있다.
특히, 비만은 난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생식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임산부의 날을 맞아 비만이 난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이를 극복한 사례를 알아봤다.
의료계에 따르면 국내 난임 부부 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12만 1,038명이었던 난임 시술 환자 수는 2022년 14만 458명으로 16% 증가했다.
여성 난임의 주요 요인으로는 생식기관 이상, 호르몬 불균형, 나이, 음주, 흡연 등이 있다. 하지만 종종 간과되기 쉬운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바로 비만이다.
한규은 상명대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난임 진단을 받은 여성에게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나이와 비만도였다. 연구팀은 2016년에 난임 진단을 받은 20대에서 40대 여성 중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6,809명을 대상으로 2년 내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40세 이상의 여성은 젊은 여성보다 임신율이 약 50% 낮았으며, 체질량지수(BMI)가 27 이상인 여성은 27 미만인 여성보다 임신 실패 확률이 최대 3.1배 높았다.
이와 관련 서울365mc병원 서성익 원장은 “비만은 가임기 여성의 생식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체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면 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해 배란 주기나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지고 이는 임신 가능성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지방흡입을 통해 외모에 자신감이 생기게 되면 다이어트에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고도비만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팔뚝, 복부, 허벅지, 얼굴 등에서 지방흡입을 통해 체지방을 줄이고 비만 치료를 병행하면, 호르몬 불균형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며 “이는 생리 주기의 규칙성을 되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가임기 여성의 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성익 원장은 비만을 단순한 체형 관리의 문제로 보지 말고 생식 건강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예비 부모라면 비만에서 벗어나는 것이 최우선이며,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면 주저하지 말고 의료진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