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발생한 중대재해 등 각종 이슈에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들어 회사 내에서 발생한 각종 사고에 대해 철저한 반성과 재발책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월 27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직원 2명이 엑스선으로 반도체 웨이퍼 물질 성분을 분석하는 방사선 발생장치를 수리하던 중 방사선에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안전 기준의 최대 188배를 넘는 피폭이 발생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사 결과 안전 장비가 작동하지 않게 임의 조작돼 방사선 피폭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외부 의학·법률 자문을 거쳐 노동자들이 입은 재해를 중대재해로 판단하고 지난 7일 삼성전자에 중대재해 발생 사실 미보고에 따른 과태료 3000만원을 부과했다.
윤태양 삼성전자 최고안전책임자(CSO·부사장)는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방사선 피폭 사고와 관련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을 가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삼성전자는 피해 구제에 힘쓰는 한편 여러 재발방지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은 사건이 일어난 설비의 자체 안전성 강화를 위해 배선 연결방식 개선 등 시정조치 계획을 원안위에 밝혔다. 신고대상 방사선기기의 유지보수 작업은 전문업체를 통해 수행하고, 이력을 철저히 관리하며 작업자의 선량계 착용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운영 절차에 유지보수 작업 시 전원을 차단하는 내용을 담고 종사자 교육을 진행하고 최신 설비 교체도 진행한다. 또 방사선 안전관리자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안전관리자 충원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사업장 안전과 임직원 건강 관리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임직원을 대상으로 5대 기본원칙과 5대 절대원칙으로 구성된 ‘임직원 안전 원칙’을 선포하고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8월에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임직원의 근골격계 질환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기존보다 가볍고 잡기 편해서 작업자가 힘을 덜 들이고 안전하게 옮길 수 있는 웨이퍼 박스를 도입하고, 기흥사업장 6라인 내 웨이퍼 박스 물류 작업의 자동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은 ▲임직원 건강 관리 ▲작업 환경 관리 ▲건강 문화 구축 ▲감염병 방지 체계 구축 ▲질병 관련 연구활동 ▲화학물질 관리 체계 구축을 중심으로 임직원 건강 관리를 위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2010년 국내 최초로 임직원의 중장기 건강을 연구하는 ‘건강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에는 산업보건전문의 4명을 포함한 총 17명의 연구원이 근로자의 직업병 예방과 중장기 건강 영향을 연구 중이다.
이와 함께 2019년 1월부터 외부 독립기구인 ‘반도체·LCD 산업보건 지원보상위원회’를 통해 각종 암, 희귀질환, 생식 질환, 자녀 질환에 대한 지원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정인‧박재림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