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직접판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파트너를 통한 유통.’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양강’으로 꼽히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각기 다른 세계 시장 공략법이다.
25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발표한 ‘바이오시밀러 산업 점검 : 시장 환경, 경쟁구도 및 성공요건’이란 제목의 리포트에서 양사의 주요 차이점은 생산 및 판매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바이오시밀러 부문 매출 약 3조원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약 1조5000억원 매출을 각각 올렸다. 그리고 지난 6월 기준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이 승인한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75개로 그 중 18개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몫이다. 양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방증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두 회사 모두 최근 유럽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추세다. 다만 판매 전략은 서로 다르다. 셀트리온은 현지 법인을 통해 직접 판매망을 운영하며 가격 전략, 입찰 대응, 브랜드 인지도 구축을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가격 정책을 공격적으로 시행하며 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영업망 유지 비용과 재고자산 등 운전자본에 대한 부담도 존재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대부분 품목을 바이오젠, 오가논, 해로우, 테바 등 글로벌 파트너사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이같은 방식은 이미 구축된 판매망을 이용해 시장 진입이 용이하고 판매, 마케팅 비용이 절감된다. 제품 승인, 출시 단계에서 발생하는 마일스톤 수령도 있다. 하지만 가격 전략이 파트너사에 의해 결정되는 특성상 판가 통제 능력이 제한적이고 자체적인 브랜드 구축도 어렵다. 파트너사를 거치는 만큼 제품 판매에 따른 이익도 줄어든다.
생산 전략에서도 양사는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셀트리온은 연구개발(R&D), 제조, 판매까지 대부분의 과정을 내재화했다. 송도 1∼3공장에 25만 리터(ℓ) 규모 생산설비를 보유했고 완제의약품(DP) 공장도 증설 중이다. 최근 일라이릴리의 미국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도 인수했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체 생산시설을 보유하지 않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을 통해 제품을 위탁 제조한다.
리포트는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이들 기업이 또 다른 차별화 전략에 주력해야 한다”면서 “향후 성과는 시장 선두 진입 여부, 특허 소송 대응 역량, 가격 및 생산 경쟁력, 글로벌 유통망 및 포트폴리오 전략 확보 등 요건을 얼마나 정교하게 충족하는지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