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찾아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행사 CES 2026은 ‘혁신가들의 등장’이라는 테마로 내년 1월 6~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전 세계 4500개 이상 기업이 집결하는 가운데 한국, 그중에서도 펫테크와 뷰티테크 업체들이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 K-펫테크 스타트업 반짝… “댕냥이 급식기·체온계·진단기기도 스마트하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크리스 김 로스앤젤레스무역관은 “그동안 니치마켓(틈새시장)으로 여겨진 펫테크가 올해 CES에선 가장 주목받은 분야 중 하나로 떠올랐다”며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펫 휴머니제이션’ 경향에 AI가 더해진 과학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의 반려동물 관리법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CES 2026에서 국내 펫테크 스타트업들은 연이어 혁신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오디톤메디컬은 1년 전인 CES 2025에서는 인체용 스마트 체온계로, 이번에는 반려동물용 인공지능(AI) 체온계 ‘스마트 펫 체온계’로 모바일&앱 부문 혁신상을 받았다. 이 제품은 반려견·반려묘의 귀 내부를 촬영하고 그 영상을 통해 AI가 질환 징후를 자동으로 추적·분석한다. 보호자는 전용 앱을 통해 건강 변화를 주기적으로 체크할 수 있다. 가정에서도 조기에 귀 질환을 감지할 수 있어 유용하다.
허브플랫폼의 스마트 반려묘 급식기 ‘피넛캣 에그-1(Peanutcat Egg-1)’은 펫&애니멀 테크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다묘 가정을 위한 이 급식기는 RFID(전파를 이용해 근거리에서 정보를 인식하는 기술) 기반의 개별 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각 고양이를 식별한다. 고양이의 나이, 체중,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한 맞춤 사료 급식이 가능한 것. 아울러 AI 식사 패턴 분석 및 섭취량 제어, 스마트폰 앱 연동으로 실시간 모니터링, UV 살균 시스템, 정전 대비 백업전원, 센서 기반 접근 인식 같은 기능이 적용돼 집사를 돕는다.
펫그라운드는 스마트 진단기기 ‘폼펫(Fompet)’으로 펫&애니멀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다중주파수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과 근적외선 분광분석(NIR) ‘이중 센서’ 시스템을 탑재한 폼펫은 측정 신호를 고속처리 엔진과 품종·연별별 AI 보정 모델로 통합 분석한다. 이를 통해 10초 만에 비만 정도를 단계별로 수치화한 PCS, 세부적으로 지표화한 PMI, 두 가지 핵심 지표를 도출한다. 이로써 보호자는 수의학적 전문지식 없이도 반려동물 건강 상태를 수치로 확인하고 조기 대응할 수 있다. 경북대 수의과대학의 데이터가 기반된 AI 예측 모델, 한 손에 들어오는 인체공학적 디자인, 간편하고 쉬운 사용법도 장점이다.
◆ 백악관 대변인도 엄지척… 글로벌 열풍 속 노 젓는 K-뷰티테크
지난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방한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한국 화장품들을 다양하게 구매한 뒤 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등 전 세계에서 열풍을 일으키는 K-뷰티도 이번 CES 2026을 아름답게 화장한다.
7년 연속 CES 혁신상을 받은 아모레퍼시픽은 ‘스킨사이트’ 기술을 전시한다. 해당 기술은 아모레퍼시픽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이 공동 개발한 전자피부(electronic skin) 플랫폼으로, 피부 노화 원인을 실시간 분석하고 개인별 맞춤 솔루션을 제시한다. 피부에 부착하는 초박형 센서 패치, 초소형 블루투스 모듈, AI 기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됐으며, 향후 주름이나 탄력 저하가 나타날 위치와 정도를 예측해 맞춤형 스킨케어 루틴과 제품을 제안 받을 수 있다.
에이피알은 대규모 부스를 차려 메디큐브 화장품과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 뷰티 디바이스를 뽐낸다. 개최지인 미국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부스터 프로, 부스터 프로 미니 플러스, 부스터 진동 클렌저 헤드, 부스터 브이 롤러 헤드 같은 신제품을 대거 전시한다. 혁신적 제형과 사용감을 앞세운 메디큐브 화장품도 함께 자랑한다. 제로모공패드, 랩핑 마스크, 고영양 캡슐 크림 등이다.
한국콜마는 ‘스카 뷰티 디바이스’를 알린다. 여드름, 외상 등으로 인한 흉터 ‘스카’ 개선 및 피부 재생을 돕는 미용·의료용 기기 및 제품으로, 이번 CES에서 디지털 헬스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 원스톱 디바이스인 해당 기술은 피부 상처를 AI로 진단하고 알맞은 약물을 자동으로 분사한 뒤 LED를 활용해 단계별 케어를 진행, 마지막으로 맞춤형 조색 메이크업으로 커버까지 가능하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