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글로벌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성인 5191명을 대상으로 GLP-1 계열 비만치료제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전반적으로 건강상 위험이 더 크다’고 답한 비율은 30%였다. ‘뚜렷한 이점이 없다’는 응답도 6%로 나타나 부정적인 평가는 총 36%를 기록했다. 반면 ‘건강상 이점이 더 많다’는 응답 등을 포함한 긍정적 평가는 35%로 집계됐다.
GLP-1 치료제에 부정적인 인식을 보인 응답자들은 약물 중단 후 체중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과 장기 복용 부담, 치료 비용,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약물 중단 이후 체중이 재증가하는 현상은 임상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위고비 개발사 노보 노디스크가 진행한 연구에서는 투약을 중단한 뒤 1년 동안 기존에 감량한 체중의 약 3분의 2가 다시 증가했다. 약물로 체중을 줄였더라도 식사와 운동, 수면 등 별도의 유지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체중 재증가를 줄이기 위해서는 감량 과정에서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이 빠르게 줄면서 근육량까지 크게 감소하면 활동량과 에너지 소비가 줄어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근력운동은 주 2~3회 이상 꾸준히 시행하고, 단백질 섭취량은 건강 상태와 운동량에 맞춰 조절해야 한다. 근육 유지가 필요한 성인은 체중 1㎏당 하루 1.2~1.6g 정도의 단백질 섭취를 고려할 수 있지만, 신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다면 의료진이나 영양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규칙적인 수면과 체성분 점검도 필요하다. 몸무게만 확인하기보다 근육량과 체지방률, 허리둘레, 운동 능력의 변화를 함께 살펴야 체중 감소가 건강한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체중을 감량한 뒤에도 복부와 팔뚝, 허벅지, 얼굴 등 일부 부위의 지방이 상대적으로 남을 수 있다. 전신 체중은 줄었지만 특정 부위의 윤곽 변화가 크지 않으면 외형적인 만족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도 한다.
다만 국소부위 체형에 대한 불만족을 체중 재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감량 이후의 체형은 지방 분포뿐 아니라 근육량과 피부 탄력, 골격 구조, 감량 속도, 연령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운동과 식사 조절을 충분히 이어갔는데도 특정 부위의 지방이 남아 있다면 지방추출주사나 데옥시콜산 성분의 지방분해주사, 지방흡입 등 의료적 체형 관리가 검토되기도 한다. 각 치료법은 적용 부위와 지방량, 피부 상태, 회복 기간이 다르므로 체중 감량 치료와는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
최근에는 지방흡입 과정에서 얻은 자가지방이나 지방 유래 세포, 지방줄기세포를 조직 회복과 재생 분야에 활용하려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지방줄기세포 치료는 세포의 채취·분리·처리 방식과 시술 목적, 적용 규정이 서로 다르다. 일반적인 국소 지방 관리나 체형 시술과 동일한 개념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치료 근거와 허용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약물이나 의료적 시술의 도움을 받아 체중을 줄이고 체형을 보완했더라도 결과가 자동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치료 방식과 적용 대상은 서로 다르지만, 이후의 식사와 운동, 수면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은 같다.
감량 후에는 체중뿐 아니라 허리둘레와 근육량, 운동 능력을 함께 살피는 것이 좋다. 체중이 줄었더라도 근육이 과도하게 감소하면 활동량과 에너지 소비가 줄면서 체중이 다시 늘기 쉬운 상태가 될 수 있다.
식사는 지나치게 제한하기보다 매 끼니 단백질과 채소를 챙기고, 야식과 음주 빈도를 줄이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근력운동은 주 2~3회 꾸준히 시행하고, 식후 10~20분 걷기처럼 일상에서 반복할 수 있는 활동을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체중이 2~3주 연속 증가하거나 허리둘레가 다시 늘기 시작하면 식사량과 활동량, 수면 시간, 음주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감량 이후에도 주 1~2회 일정한 조건에서 체중과 허리둘레를 기록하면 재증가 신호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다.
서재원 대구365mc병원 대표병원장은 “체중 감량의 목표는 체중계 숫자를 낮추는 데 머물지 않고 감량한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있다”며 “외형적 변화에 대한 만족감과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은 운동과 식사 조절을 지속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 방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치료 이후에도 지속할 수 있는 식사·운동·수면 습관을 만드는 것”이라며 “의료기관 역시 처방이나 시술에 머물지 않고 식사와 운동, 수면, 체중 기록 등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관리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