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사고가 급증하는 계절은 겨울이다. 눈과 비 등이 내린 후 낮은 기온으로 빙판길이 만들어져 평소 별 생각없이 다니던 길에서도 미끄러져 크게 다치기 쉬워서다.
겨울철 낙상을 당할 경우 타박상은 물론 골절 우려도 높아진다. 장년층에서의 골절은 단순히 뼈의 부상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어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대다수는 낙상 후 통증은 단순 타박으로 생각해 파스를 붙이거나 아파도 잠시 참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고령자, 중년장층이라면 가볍게 넘기기 보다 의료기관을 찾아 검진을 받아보는 게 권장된다.
이주현 수원 S서울병원 대표원장은 “실제로 겨울철에는 낙상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어르신들이 많다”며 ”어르신은 평소 뼈 건강도 약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골다공증과 관절염 등 이미 관절이 약해진 상황에서 충격이 가해지는 상황에 이르는 셈이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주로 무릎, 고관절, 척추 등에서의 골절상이 호발한다.
특히 노인의 낙상으로 인한 골절은 사망으로도 이어질 우려도 있다. 국내에서 낙상사고로 사망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한 해 83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골절 중 가장 심각한 골절로 꼽히는 부위는 고관절이다. 엉덩이뼈와 대퇴골의 머리 근처 부위로 통증이 크고 방치 시 불편함도 상상 이상이다.
만약 골절 후 골든타임에 치료를 하지 않는다면 꽤 오랜 기간 침대생활을 피하기 힘들다. 노령이라면 이때 다양한 합병증이 몰려올 수 있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다르겠지만 주로 인공관절 수술을 요한다.
이주현 대표원장은 ”진행이 어느 정도 이뤄져 통증이 심하다면 관절내시경을 활용한 시술을 고려하게 된다”며 “다만 뼈가 함몰되었거나 퇴행성 관절염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 상태라면 인공관절 치환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고관절과 함께 위험한 골절로 꼽히는 척추압박골절은 낙상 시 외부 충격으로 척추가 압박 받아 생기는 경우가 많다. 척추압박골절 또한 치료 시기가 중요하다. 이 또한 놓치면 다양한 합병증이 몰려올 수 있다. 치료는 개인차가 존재하지만 보통 간단한 시술로 치료에 나설 수 있다.
이 대표원장은에 따르면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초기에는 약물 치료, 운동요법 등을 시행할 경우 수술 없이도 비수술적 치료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이주현 대표원장은 ”최근에는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70~80대 어르신도 수술에 큰 부담을 느끼시지 않는다”며”통증이나 위험을 감지했을 때 바로 의료기관을 찾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노령층일수록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 평소 근력과 평형감각을 키우는 운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다만 이때 무리한 운동보다는 근육을 고루 쓸 수 있는 수영이나 가벼운 등산 등을 추천한다. 수중에서는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수영을 할 줄 몰라도 수중 에어로빅, 수중 운동 등의 프로그램이 있는 지역 수영장을 찾아보자. 가벼운 등산은 최대한 집 근처 사람이 많은 곳을 찾고 등산 스틱을 사용해 체중을 지탱하는 게 유리하다.
야외 활동으로만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도 틈틈이 몸을 움직이고 스트레칭, 체조 등의 활동을 통해 평형감각을 유지하자. 식사 때마다 손바닥 크기 정도의 단백질 식단을 추가하는 것도 좋다.
다만 낙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기온이 급격하게 낮아지거나 눈, 비가 오거나 온 바로 뒤는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꼭 외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관절 부위의 움직임이 편한 복장을 선택하자. 신발도 평소보다 굽이 낮고 바닥이 지면 접착력이 좋은 겨울용 신발을 찾아 신는 게 권장된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