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위안화 ·유로화 추진에 위기의 달러…한국의 대응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디지털화폐(CBDC) 개발에 나서기로 해 주목된다. 출처=미국 연방준비제도

 

[임정빈 선임기자] 디지털 위안화에 이어 디지털 유로화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화가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디지털 달러 도입을 서두르는 등 대응에 나서 주목된다.

 

22일 로이터 등 외신과 가상화폐 전문매체들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하원 청문회를 통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파월 의장은 “CBDC를 적극 추진하지 않는다면 세계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을 잃을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CBDC 발행과 관련, 최근 실질적인 조치에 들어갔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CBDC 발행을 계속 부정했던 입장을 뒤집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는 2025년까지 달러화가 글로벌 기축통화로서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연초에 낸 바 있다.

 

현재 달러화를 가장 위협하는 존재는 중국의 위안화이다.

출처=국제결제은행

 

이미 디지털화를 마치고 주요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오는 2022년 동계올림픽에서 중국 전역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디지털 위안화의 위력이 대단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글로벌 플랫폼기업들의 핀테크기술에 얹혀 통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세안 국가들 대부분이 알리페이를 사용하는 만큼 이들 국가 대부분이 위안화 권역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그외 다른 지역들도 중국 플랫폼이 사용된다면 마찬가지이다.

 

한국도 중국 관광객들이 많은 명동 상가에서는 알리페이가 널리 사용되고 있어 디지털 위안화권역에 포함시킬 수 있다.

 

중국만이 아니라 유로존을 중심으로 한 유럽지역 국가들도 CBDC를 적극 추진 중이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는 물론 스위스와 스웨덴 등이 유럽연합(EU)과 공동으로 또는 독자적으로 CBDC를 적극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화를 중심으로 앞으로 금융의 그림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에 대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국가들은 꾸준히 준비를 해왔으며, 중국에 이어 곧바로 CBDC 체제를 가동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프랑스중앙은행은 최근 소시에테제네랄과 블록체인 기반의 한 채권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는 기축통화를 기반으로 한 채권 매매시스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만큼 탈달러화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거래상으로도 달러화를 완전 대체할 수 있어 외환스와프 등 복잡한 금융기법이 필요하지 않다.

 

글로벌 금융거래에서 미국 국채 거래만 해도 원화 기준으로 경단위에 이르기 때문에 달러화의 수요는 당연히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이와 관련, 금융관련 매체들은 미국 달러화의 종언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도 이와 관련, 최근 디지털을 새로운 비전을 내세우고 전문팀을 출범시켰으나 전문가들은 중국과 유럽 등에 비해서는 한참 뒤진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기술수준이 거의 걸음마 수준일뿐더러 설사 CBDC를 개발한다고 해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핀테크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핀테크 기술 개발과 관련한 금융규제 샌드박스 등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고, 기존의 금융규제가 지속되고 있는 환경에서 디지털 화폐의 발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jblim@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