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의 회사는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걸까?

 

 비상장중소기업의 경영자들은 회사가 주어진 조건 하에서 최선의 성과를 보이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특히 각종 이해관계자들이 요구하는 부채비율, 영업이익율 등의 재무비율의 용어를 들으면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나와 나의 조직의 성과를 측정하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임직원의 모든 활동은 대부분 숫자로 표현되고 이를 객관적인 기준을 통해 집계한 게 재무제표다. 재무제표에는 일정기간의 경영성과를 나타내는 손익계산서와 특정시점의 자산과 부채를 나타내는 재무상태표가 대표적이다. 손익계산서에는 매출액부터 매출원가,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이 기재되어 있고, 재무상태표에는 재고자산, 매출채권, 토지, 건물 등의 자산과 매입채무, 차입금 등 부채가 열거돼 있다.

 

 예를 들어 올해 매출액이 1000억원인 회사가 있다고 하자. 매출액 1000억원이 적정한 것인가? 숫자 하나만 봐서는 전혀 알 수 없다. 추가적인 자료가 필요하다. 작년 매출이 500억원이었다면 어떠할까? 재작년 매출이 200억원이었다면 올해 매출 1000억원은 더 좋아 보일 것이다. 그에 반해 작년 매출이 2000억원이었다면 매출액 1000억원이 가지는 의미는 완전히 변하게 된다.

 

 연간 매출액 1000억원을 올리는 제조업체의 기계장치 투자액이 200억원이라면 어떨까? 만약 경쟁사의 매출액이 동일 수준인데 기계장치 투자액이 400억원이라면 우리 회사는 아주 효율적인 상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에 반해 경쟁사의 기계장치 투자액이 100억원 수준이라면 우리 회사의 기계장치 투자와 운영이 효율적인지 의심을 해 볼 수 있다.

 

 결국 재무적인 수치의 절대적인 기준은 없고 숫자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시계열상 비교와 타업체와의 상대적인 비교를 통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 경우엔 상대평가가 가지는 맹점을 감안해야 하는데 완벽하게 동일한 기업은 없기 때문이다. 앞선 예시에서 유사한 매출하에서 경쟁사의 기계장치 투자액이 적은데 외주가공비가 매우 많은 경우를 가정해보자. 이러한 경우에는 경쟁사가 기계장치 투자액이 적기 때문에 효율적이라 해석해서는 안되고 나의 회사는 고정비가 높은 회사고 경쟁사는 변동비가 높은 회사로 해석해야 한다.

 

 나의 기업은 기계장치 투자를 많이 해서 감가상각비라는 고정비가 상당기간 발생하지만, 경쟁사는 고정비를 낮추는 대신 생산량에 따라 외부가공업체 지급해야하는 변동비가 매출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차이점을 발견해야 한다. 이러한 차이점은 외부 환경에 의해서 고정비가 높은 기업이 유리할 수 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현재의 상황에 맞춰 이해하고 해석해야 한다.

 

 재무수치의 세부적인 사항을 살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선박을 제조하는 회사의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대비 부채비율이 400%라고 하자. 작년의 부채비율은 100%였고 재작년의 부채비율은 300%였다면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이러한 경우에는 부채를 구성하는 것이 무엇인지 세부적으로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선박 수주를 통해 미리 받은 선수금이 부채에 쌓여 있다면 부채비율을 이해 할 때 이를 감안해야 한다. 수주를 많이 받은 해는 부채비율이 올라가고, 그렇지 못한 해는 부채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부채의 대부분이 선수금이니 괜찮다는 게 아니라 일반적인 부채비율과는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타사의 재무제표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기업의 공시제도가 잘 마련이 되어 있어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외부감사대상 기업이상의 재무제표는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본인의 성과를 시계열상으로도 상대적인 평가로도 자유롭게 확인해 볼 수 있다.

 

<KB국민은행 SME마케팅부 공인회계사 최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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