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모르고 추락하는 증시…바닥 어디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와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이 연일 최저점을 경신하자 증시의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긴축·물가 부담, 경기침체 우려 등 불확실성 요인들이 지속되면서 증권업계에서도 향후 증시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장 초반 전날에 이어 연저점을 재차 경신했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2320.51까지 낙폭을 키워 전날 기록한 연저점(2342.81)을 갈아치웠지만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장중 729.38까지 떨어져 전날 기록한 연저점(746.94)을 하루 만에 새로 썼지만 이후 상승 전환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20% 이상 하락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3000선 회복을 노렸으나 1월 말 2600대 초반으로 주저앉은 후 반년 내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다 이달 들어선 낙폭을 더 키워 2380대까지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우려 심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되면서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특별한 이슈가 등장했다기 보다 긴축 및 물가 부담, 경기침체 논란 등 기존 불확실성 요인들의 무게감이 지속돼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코스피 월간 수익률 기준으로 현재 6월은 11.84% 하락하고 있으며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당시(11.69%)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증시의 추가 하락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코스피가 저점에 도달했다고 보는 만큼 더 이상의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주장과,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코스피 바닥론’을 지지하는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공식적으로 약세장에 진입했기에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BR)을 기준으로 계산한 국내 증시 레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하다. 당시 유가증권시장의 평균 PBR은 0.83배였다. 코스피지수가 저점에 근접한 수준까지 도달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센터장은 “인플레이션 피크아웃과 중국 경기 반등 등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올해 국내 기업들 실적이 작년 수준으로 양호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하반기에 코스피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가격 매력은 충분하지만 증시가 반등할 만한 긍정적인 요인이 없기에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위축되는 등 미국 주식시장의 추가하락 가능성에 따른 동반 하락을 염두에 둬야한다는 것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계 자금 유출 지속 가능성, IT 업황 우려, 한국 가계부채 리스크 등에 따라 시장 낙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2021~2022년 주식시장의 주요 매수 주체였던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한국 주식시장 하방경직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단기적으로 하락 구간에서 대외변수에 따른 변동성이 클 가능성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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