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삼킨 S공포 <上> ]연일 출렁이는 증시…코스피 변동성 확대

美 긴축행보에 금융시장 약세…증시 추가하락 가능 높아
외국인 매도세 더 거세질듯…금리·주식 변동성 확대 전망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에서 직원이 코스피와 환율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 불황 속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S)’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은행(WB)도 최근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하고 나서며 ‘S’ 공포가 엄습한 가운데 국내 증시와 가상화폐 시장은 직격탄을 받으며 연일 연저점을 경신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하반기에도 S공포가 지속될 것을 우려하며 증시의 바닥이 어디일지 주목하고 있다. 이에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S공포가 국내 주식, 가상화폐 시장에 미친 영향과 향후 투자 전략 및 전망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새파랗게 질렸던 국내 증시가 연저점을 수차례 경신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통화긴축 가속화로 인한 과정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리스크 관리와 보수적인 자세로 투자에 임해야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연일 연저점을 기록했다. 지난 20일 코스피는 2400선이 19개월 만에 붕괴됐고 22~23일에도 이틀 연속 연저점으로 추락하며 2300선마저 위협했다. 코스닥도 지난주 750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 23일 1300원을 돌파해 13년 만에 고점을 찍었다. 

 

 외국인들의 이탈이 심화한 것이 주요인으로, 지난 27일부터 외국인은 매수세로 전환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2010년 이후 줄곧 30%대 중반을 유지해오다 올 들어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6월 들어서 7거래일 연속 ‘팔자’를 거듭하며 이 기간에만 2조7227억원을 순매도했다.

 

 연도, 규모별로 보면 외국인은 2020년 24조8148억원, 2021년 25조7948억원을 내다 팔았고 올 들어서는 이달 중순까지 18조2911억원을 팔아치웠다. 국내 증시가 정점을 찍었던 2020년 이후 매도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반면 개인은 이 기간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을 대부분 소화하며 168조원을 사들였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예고한 만큼 7월에는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이 불가피하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계 자금의 한국 자본시장 이탈 우려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투심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 단행 후 경기 침체 공포가 국내 증시를 연일 짓누르자 전문가들은 다음 달에도 미국의 긴축 행보가 이어져 금융시장의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7월 이후에도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잠재성장률(1.75%)을 밑도는 현 경제성장률 전망치 수준을 볼 때 향후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이어진다면 시장이 바라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쉽게 걷히긴 어려워 보인다”며 “앞으로 미국 FOMC 결과가 단기적인 증시 상승으로 이어진다 해도 물가의 하향 안정세가 확인되지 않으면 다시 변동장이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태동 NH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2400선 붕괴에 이어 2300선도 깨질 수 있단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반등할 모멘텀이 보이지 않아 약세장이 하반기(7∼12월)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주춤해지는 신호가 나와야 하지만 그 시점을 예상하기 어렵다”며 “발작적인 환율 움직임도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코스피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중 금융시장 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금리와 주식시장 변동성이 하반기에 확대될 수 있기에 투자자들은 리스크 관리와 보수적인 자세로 투자에 임해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강재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외 지역은 과도한 레버리징으로 크레딧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국가마다 건전성 지표, 경기 둔화 강도 등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해야 한다”며 “특히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신용갭 레벨이 과거 경제·금융위기를 겪었던 지역의 당시 레벨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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