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미 금리역전…자금유출·환율상승 우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세 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미 정책금리가 또다시 역전됐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본이 대거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환율 및 시장금리가 상승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준이 이번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 미국의 기준금리(3.00∼3.25%) 상단은 우리나라보다 0.75%p 높아지게 됐다.

 

 통상적으로 한국 기준금리는 미국보다 1%p 정도 높지만, 연준이 올해 들어 금리를 4차례에 걸쳐 2.25%p 올리면서 양국 기준금리는 7월 말부터 약 한 달간 역전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한미 양국의 금리 역전 폭이 확대될수록 외국인 자본이 대거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외국인 자본이 대거 유출되면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FOMC 결과에 따라 15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나라 무역과 수출 등이 세계 경기침체 등으로 악화된다면 환율 레벨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며 “1450원을 넘어 그 위로도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긴축기조에 맞춰 한국은행이 금리를 빨리 올리면 그만큼 시장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게 된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 금리를 대표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3.51%까지 올랐다. 이는 2011년 4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 연 3.5%를 넘어선 것이다. 단기 시장 금리의 대명사인 미 국채 2년물 금리도 장중 연 3.97%까지 올라 2007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현재 미국 경제학자 10명 중 6명 이상은 연말 연준의 최종 기준금리가 4~5%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선 5%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말에는 양국 간 기준금리가 1%p 이상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미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이 경제학자 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6%가 최종금리 수준을 4~5%로 예측했다. 5~6% 전망은 18%, 6~7% 전망도 2%나 나와 20% 가량이 최종 금리가 5%를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 응답자의 3분의 1은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4%이상 올리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전망 경로를 9월과 11월 각각 0.75%p 인상, 12월 0.5%p 인상으로 상향 조정한다”면서 “한은 기준금리 전망도 10월과 11월 0.5%p, 0.25%p로 조정해 연말 금리를 3.25%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 최종 금리는 내년 상반기께 3.5%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까지 3.25% 전망이 가장 높은 수준의 한은 최종금리였는데 이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한편 정부와 외환당국은 기준금리 격차가 벌어져도 대규모 자본 유출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은에 따르면 한미 금리가 과거 세 차례 역전됐을 당시에도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은 오히려 순유입됐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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