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마수걸이 수주 행진에도 “걱정 가득”…사업 다각화로 불황 뚫는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세계비즈=송정은 기자] 주요 건설사들이 계묘년 도시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몇몇 건설사들은 이미 전국의 재건축·재개발 주요 사업지에서 올해 첫 승전보를 전했다. 다만 원자재 값 상승,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감소, 금리 인상 등의 요인으로 올해 전체 수주량이 지난해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계는 불황 타개를 위해 주택사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해외 건설과 신사업 확대 등 사업 다각화 모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GS건설, DL이앤씨,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SK에코플랜트 등의 대형 건설사가 이번 달 올해 첫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먼저 GS건설은 지난 16일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5단지 재건축사업(사업비 3342억여원)과 경기 안양 뉴타운맨션삼호 재건축사업(8124억여원)에서 연달아 시공사로 선정됐다. GS건설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지난해 3분기까지 12조44700억원(2021년 대비 67.6% 상승)을 기록한 바 있어, 올해도 대표 브랜드 ‘자이(Xi)’를 앞세워 주요 도시정비사업지들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지난 9일 서울 강북5구역 공공재개발사업(사업비 3151억여원) 시공권을 확보하며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도시정비 수주액 4조8943억원을 달성하며 연간 기준 역대 최고 수주 실적을 달성한 만큼 올해도 활발한 수주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고양시에서 최초로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7일 경기 고양시 강선마을14단지 리모델링사업(3423억여원) 시공권을 따냈다.

 

 포스코건설은 서울 강남에서 올해 첫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7일 방배신동아 재건축사업(3746억여원)을 수주했는데, 해당 사업지에서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 ‘오티에르(HAUTERRE)’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SK에코플랜트는 부산에서 첫 수주 소식을 전했다. SK에코플랜트는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한 부산 괴정7구역 재개발정비사업(6084억여원)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SK에코플랜트의 지분율은 60%다. 

 

 대우건설은 국가 인프라 사업 수주 소식을 먼저 전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12일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4공구(재정구간)에 대해 진행된 기본설계기술제안 설계적격심의에서 평가 1위로 선정됐으며 같은 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됐다. 대우건설은 이중 GTX-B 사업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아직 수주고를 올리지 못한 건설사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공략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차별화된 전략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고객 선택형 평면과 특화 디자인 등 차별화된 상품·서비스로 주요지역에서 수주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쌍용건설은 신규 사업 방식을 적극 이용할 방침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모아타운 및 신탁방식 정비 사업등 신규 사업방식을 통해 업무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활발한 마수걸이 수주에도 올해 건설업계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장기화하는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올해 전체 수주량이 지난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지난해 11월 개최한 ‘2023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통해 올해 건설 수주가 전년대비 7.5%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2023년에는 SOC 예산 감소,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2019년부터 4년간 지속된 증가세를 마감하고 3년래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과 주택 매수심리 악화로 인한 미분양 아파트 확산 등 지난해 건설·부동산 시장 하방 요인이 올해도 그대로 존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건설사들은 출혈적인 입찰 경쟁을 최대한 지양하는 등 최대한 보수적인 관점에서 국내 주택사업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국내 주택사업뿐 아니라 해외 건설, 국내 대형 인프라 공사, 재생에너지·친환경과 같은 신사업 포트폴리오 저변을 확실히 넓혀 놓아야 위기 속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ohnny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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