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선물로 만든 먹거리 체험… 팜스테이로 힐링여행도

체험형 낙농파크 ‘상하농원’
약 3만평 공간서 낙농 체험
지역 주민이 공장 등 시설 운영
농촌 융·복합산업 선순환 실현
친환경 휴식처로 ‘C레벨’ 인증
첨가물이 없는 제품들 제작
농원 한정 카스테라 등 호응
동물목지 실현된 동물과 교감
농산물 수확·치즈 만들기도
호텔·글램핑 팜스테이도 가능
스파·야외 노천탕으로 힐링

조랑말들이 농원에서 유유자적 풀을 뜯고 있다.

문을 열자마자 너른 평원이 펼쳐지고, 조금만 걸어 나가면 양 떼와 젖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모습이 보인다. 엄마, 아빠를 따라 산책나온 아기 양이 신나게 달리며 바로 옆을 스쳐지나간다. 마치 ‘빨간머리 앤’ 속 한 장면 같은 이곳은 전북 고창의 ‘상하농원’이다. 22일 신록이 아름다운 계절, 농원을 찾았다. 아이들과 가족은 물론 연인·친구에 이르기까지 누구와 와도 행복한 공간이다.

매일유업의 관계사인 상하농원은 ‘체험형 낙농파크’를 테마로 8년간 준비 끝에 2016년 문을 열었다. 상하면 9만9173㎡(약 3만평) 공간에서 ‘농부의 휴식처’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농촌융·복합산업(6차산업)이라는 이상향이 실현되고 있다. 우선, 직원 대다수는 전북 지역 및 고창 주민이다. 이들은 ▲유기농 목장 ▲당일 구운 빵냄새가 솔솔 나는 ‘빵공방’, 잼과 청을 만드는 ‘과일공방’, 고창의 맛을 담는 ‘발효공방’, 농원의 자존심 ‘햄공방’, 고소함 가득한 ‘참기름 공방’ ▲농산물을 살 수 있는 농원회관·파머스마켓 ▲폴 바셋의 원두를 사용하는 파머스 카페·상하 키친 등 F&B 시설들을 책임진다.

농원 자체가 작은 마을이다. 한 공간에서 작물을 수확하고, 소를 길러 우유를 얻고, 장인들이 가공해 전국에 양질의 제품을 선보이는 등 6차산업의 선순환이 이뤄지는 중이다.

화학적 가공을 최소화한 자연친화적 건물들은 흙과 벽돌, 자갈과 자연석들로 꾸며져 고창의 풍경 속에 녹아든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도 즐겨찾는 ‘C레벨(고위임원)’의 휴식처다.

스트링치즈 만들기 체험

◆농원 걷다 공방 구경… 건강한데 ‘맛도 있네’

농원을 모두 둘러보려면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뚜렷한 목적 없이 농원을 여유롭게 걷는 것 자체만으로 힐링이다. 직원들이 동물들을 돌보고 건초를 정리하는 장면에 마음이 평온해진다.

하지만 설렁설렁 걷다 보면 여기저기서 맛있는 냄새가 나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공방들이 각각의 매력을 뽐내는 탓이다. 유리를 덧댄 오픈키친 형태로, 관람객은 자신이 농원에서 먹게 되는 음식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모두 볼 수 있다.

특히 빵 굽는 시간이면 고소한 향에 빵 공방 앞으로 사람들이 절로 모인다. 이곳에서는 인공색소·감미료 없이 상하목장의 저온살균우유와 새하얀 동물복지유정란으로 빵을 굽는다.

상하농원 관계자는 “최근 빵 공방에서 신제품으로 선보인 ‘상하농원 계란듬뿍 우유가득 카스테라’가 호응을 얻고, 출시 첫날부터 완판됐다. 직원들이 맛을 인정한 덕분”이라고 소개했다. 카스테라는 수작업으로 이뤄져 한번에 워낙 조금씩 나온다. 현재 농원 내에서만 구입 가능하니, ‘빵 덕후’라면 꼭 챙기자.

공방에서 만들어지는 제품들은 대부분 첨가물이 거의 들어가지 않아 유통기한이 짧고, 가격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제품력에 호응을 얻고 있다. 호텔 조식이나 이곳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선보이는 잼, 치즈, 햄, 계란 등을 접한 뒤 농원 입구의 ‘파머스마켓’에서 대량 쇼핑에 나서는 고객이 적지 않다.

‘유기농 목장’에서는 자유롭고 행복한 환경에서 키워진 젖소로부터 유기농 우유를 얻는다. 매일유업이 상하농원에서 생산하는 ‘상하목장 우유’는 국내 유기농 우유 시장의 90%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양에게 간식을 주는 방문객들

◆귀여운 동물들과 포근한 교감… 농작물도 수확해보세요

생산시설을 둘러봤다면 이곳에 살고 있는 동물들과 교감할 차례다. 동물들은 넓은 케이지 안에서 유기농 건초를 먹으며 자유롭게 생활한다. 산양, 면양은 풀을 뜯으러 우리를 나오고 아기 돼지들은 무리지어 농원 곳곳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간식도 줄 수 있다. 동물복지가 실현되는 장면을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다. 농원 옆 강선달저수지 수변 데크 옆에는 ‘육성목장’에서는 아기 동물에게 우유를 먹이는 따뜻한 경험도 가능하다.

이날 농원을 안내해준 송선민 상하농원 CSR/영업 차장은 “천편일률적인 관리가 아닌 동물 한 마리 한 마리 세심하게 돌보고 있다”며 “면양의 털을 깎을 때에도 기계 대신 수기로 미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유명 RPG 게임 마비노기의 ‘양털 깎기’ 스킬을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셈이다.

동물과의 교감뿐 아니라 이곳에서 나는 먹거리를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번에는 새로 등장한 ‘스트링치즈&피자 만들기’에 도전했다. 직접 치즈 덩어리를 반죽하고 늘어뜨리며 스트링치즈를 만든다. 이를 활용해 준비된 빵 반죽에 올리브, 옥수수, 햄 등을 토핑해 피자를 만든다. 반죽을 주면 직접 화덕에 구워 박스에 담아준다.

농원 내 스마트팜에서도 농산물을 수확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최근까지 딸기 모종심기 및 설향 딸기 수확 체험에 나서는 ‘꼬마농부 딸기 스쿨’을 진행했다. 딸기 수확은 5월이 막바지이고, 곧 ‘블루베리 수확 체험’이 열릴 예정이다.

글램핑 공간

◆팜스테이 해볼까… 여름방학, ‘풀캉스’ 어때요

‘팜스테이’를 위한 숙박시설도 훌륭하다. 농부의 숙소를 표방한 호텔형 ‘파머스 빌리지’, 편안한 캠핑 스타일의 숙박이 가능한 ‘글램핑’ 중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글램핑 시설 일부에서는 반려견 동반 숙박도 가능하다.

파머스빌리지 스파는 꼭 들르자. 농원에서 정성껏 기른 제철 허브를 건조시켜 준비한 아로마탕과 냉탕으로 꾸려졌다. 하이라이트는 ‘야외 노천탕’이다. 목장의 풍경을 바라보며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특히 새벽 공기가 아직 느껴지는 오픈 시간 6시를 추천한다.

오는 6월 24일부터는 여름방학을 맞아 ‘파머스빌리지 수영장’이 열린다. 수영장은 9월 3일까지 운영된다. 이 기간에 맞춰 상하농원은 ‘풀캉스 패키지’를 선보인다. 패키지 이용 고객은 숙박 기간 내 수영장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눈여겨볼 만하다. 이와 함께 객실, 조식, 스파, 여름 농산물 수확, 아이스크림 만들기 체험도 포함된다.

 

TIP. 서울역이나 용산역에서 KTX로 정읍역이나 광주송정역까지 이동한다. 각각 역에서 차로 40분이면 농원에 도착한다. 상하농원 측은 정읍역과 광주송정역에서 렌트카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할인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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