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새출발했다.
한경협은 18일 “기관명 변경을 포함한 정관변경 승인신청에 대해 주무관청인 산업통상자원부의 허가를 받았다”며 “오늘부터 ‘한경협’이라는 이름을 사용해 달라”고 밝혔다.
55년 만에 다시 한경협으로 돌아갔다. 전경련은 1961년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 등 기업인 13명의 주도로 한경협이란 이름으로 출범한 뒤 1968년 전경련으로 이름을 바꿨다.
기관명 변경과 함께 신임 상근부회장으로 김창범 전 인도네시아 대사를 선임하는 등 조직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신임 부회장은 1981년 외무부에 들어간 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주벨기에·유럽연합 대사, 주인도네시아 대사 등을 역임한 정통 외교 관료다. 주요 경제단체 상근부회장에 외교 관료 출신은 처음이다. 김 부회장은 2021년 현대자동차 자문역을 역임하긴 했지만 사실상 경제 관련 이력은 전무하다.
지난달 취임한 류진 한경협 회장은 재계의 대표적 ‘미국통’으로 한경협을 글로벌 싱크탱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류 회장은 취임 직후 가장 먼저 미국, 영국, 중국, 일본, 폴란드 등 전 세계 주요국 및 국제기구 파트너 40여개 기관에 우호관계를 확인하는 공식서한을 보냈다. 특히 미국에는 지난달 18일 개최한 한미일 정상회담의 협의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미일 3국 경제계 협의체’ 창설을 제안했다.
지난 13~15일에는 폴란드 크리니차 포럼 참석차 민관 합동 한국사절단장을 맡아 경제사절단을 이끌었다. 해당 사절단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방수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안원형 ㈜LS 사장,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주원호 HD현대중공업 부사장, 김영주 풍산 부사장 등이 참여했다.
한경협이 산업부의 승인을 받으면서 삼성, SK, 현대차, LG 4대 그룹도 법적으로 한경협의 회원사가 됐다. 4대 그룹은 2016년 전경련의 최서원 국정농단 사태 연루 이후 줄줄이 전경련을 탈퇴했지만 산하기관이었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는 회원으로 남아있었다. 전경련이 한경연을 통합, 한경협으로 거듭나며 기존 회원사들이 자동 승계된 것이다.
한경협으로의 회원 승계 대상은 삼성 5곳(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SK 4곳(SK·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 현대차 5곳(현대차·기아·현대건설·현대모비스·현대제철), LG 2곳(LG·LG전자)이다. 이중 삼성증권은 이사회 논의 등을 거쳐 복귀를 거부했으나, 나머지 다른 기업들은 모두 돌아왔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