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세계 경제는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위험 요인들이 상존한다. 인플레이션, 노동력 부족, 부채, 지정학적 긴장 등의 이슈에서 여전히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완전한 회복 궤도의 복귀 가능성은 다소 낮아진 상황이지만, 곳곳에서 경제 여건이 개선되면서 긍정적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다른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됐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도 기업들은 기회 창출을 위한 초격차 역량 확보의 노력이 필수일 것이다.
2024년은 기업에 더 과감하고 혁신적인 자세가 필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지금의 생존과 미래의 성장을 위해 기업은 끊임없이 혁신을 요구받는다. 하지만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난제이기도 하다.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시장은 급격하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눈여겨봐야 할 기술 트렌드는 무엇일까? 기업과 리더들이 주목해야 할 기술적 변화와 혁신을 예측하고 기술 투자와 전략 수립에 중요한 기준점 파악하고 읽어내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가트너, 딜로이트, 포브스 등 글로벌 주요 기관 및 언론사와 얼마 전 종료한 ‘CES 2024’에서 공통으로 화두로 삼고 있는 분야는 바로 인공지능(AI)이다. ‘Chat GPT’로 촉발된 초거대 AI 경쟁이 올해 본격화될 것이다. AI 기술 발전으로 반도체, 클라우드 생태계 등의 진화를 가져오는 동시에 다양한 산업군, 각계각층에서도 AI 활용이 확대될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지속가능한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 모든 산업 분야에서 첨단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전 지구적인 과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성과 회복력을 높이는 기술이 여전히 중심 무대를 장악할 것이다. 이외에 양자 컴퓨팅 기술, 현실 세계와 가상세계를 연결하는 기술, 자율주행을 포함한 모빌리티 기술, 사이버 보안 기술 등이 올해 중요한 기술로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기업의 디지털 변환을 위한 성공적 수행 방안이 될 것이다. 불확실성에 임시방편적인 대응보다 과감하게 행동하고 전략적으로 회복 탄력성 강화의 기반 기술들이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다.
위기 시대에 기술의 발전은 더욱 빛을 발했던 것처럼, 지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가속도가 붙은 기술·ICT 분야의 혁신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주목해야 할 기술들은 기존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 줄 것이다. 무엇보다 사업 시너지 가능성을 총체적으로 바라보면서 그동안 진출하지 못했던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와 기술을 찾아내는 데 집중할 수 있는 모험적인 경영을 수행해야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성공적인 혁신을 위해 양손잡이 조직(Ambidextrous Organization)이 필요하다. 한 손으로는 기존 주력 사업을, 다른 손으로는 신사업을 벌이는 조직을 의미한다. 경영학 대가 제임스 마치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탐험(exploration) 전략과 활용(exploitation)의 균형’을 기반으로 제안한 개념이다. 기존 사업을 유지, 관리를 통해 현금 창출을 ‘활용’, 모험적으로 신사업에 과감한 도전하는 것을 ‘탐험’이라 볼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마이클 투쉬만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찰스 오레일리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로버트 던컨 노스웨스턴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양손잡이 조직 이론을 발전시켜 왔다.
얼핏 양손잡이 조직은 지금 잘하는 사업도 잘하고, 미래 성장 사업도 잘하라는, 다소 원론적인 얘기로 들릴 수 있다. 그럼에도 양손잡이 조직이 화두로 대두된 것은 기존 고객 중심 또는 기존 사업에 몰두한 ‘한 손 경영’의 몰락의 길에 관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은 현재 저성장기 극복이라는 큰 과제를 떠안고 있다.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되 늘 혁신을 수행하고 신성장 동력을 찾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날이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을 극복하고 글로벌 무대를 선도해 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