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경제전망에 쏠린 눈…성장률 2% 중반까지 대폭 올리나?

수출 호조에 1분기 '깜짝 성장'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 속속 상향
"경기 회복 판단 일러" 신중론도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전경. 뉴시스

 

 한국은행이 오는 23일 발표하는 ‘5월 수정 경제전망’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은은 당초 올해 한국 경제가 2.1%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는데, 최근 수출 호조세를 반영해 이러한 전망 수준을 대폭 높여잡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회복세에 진입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러한 흐름이 지속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반론도 팽팽하다.

 

 경제성장률 대폭 상향 전망의 근거는 1분기 성장률 지표다. 한은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2024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표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은 1.3%를 기록했다. 9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시장 기대치를 훌쩍 웃돌았다. 2021년 4분기(1.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수출은 IT 품목을 중심으로 0.9% 늘며 세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민간소비는 재화(의류 등) 및 서비스(음식·숙박 등)가 모두 늘어 전기 대비 0.8%,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 등이 늘어 0.7% 증가했다. 

 

 최근 주요 기관들도 1분기 ‘깜짝 성장’을 반영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높여 잡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6일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2.6%에 상향 조정했다. 지난 12일 금융연구원도 종전 2.1%에서 2.5%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했다. 기획재정부도 1분기 ‘서프라이즈’를 근거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2% 중반까지 높여잡을 태세다.

 

 이러한 분위기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2일 한국의 성장률을 2.2%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UBS, 씨티, HSBC 등 일부 IB들은 우리나라의 견조한 수출 실적, 설비투자 확대 가능성 등을 반영해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높였다. UBS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0%에서 2.3%로 0.3%포인트나 상향 조정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분기 국내 GDP 성장률 서프라이즈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2월 2.1%에서 2% 중반으로의 상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IT발 수출 경기의 견조함이 확인되는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회복할 거란 전망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경기 회복세가 지속할 수 있지 않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있다. 박춘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1분기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전기 대비 상당폭 개선됐지만, 이러한 추세가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출 대비 내수 회복세는 다소 미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달 1분기 성장률 속보치를 발표하면서 “민간소비는 지난해 증가율이 계속 낮아 올해 1분기엔 높게 나왔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아직 1.1% 증가한 수준”이라면서 “아직 민간소비가 회복 국면으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긴 이르다”고 설명했다. KDI는 최근 ‘5월 경제동향’에서 “전반적인 생산 증가세 둔화가 기업 심리에도 반영되면서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업황전망이 모두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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