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라는 단물도 이제는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품질 안전성, 지식 재산권 침해, 낚시성 광고 등 각종 이슈로 논란이 된 중국발 이커머스의 성장세가 멈췄다. 물가 부담 속에 ‘C커머스(China+이커머스)’를 사용하던 국내 이용자들이 다시 토종 이커머스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30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1∼5월 기준 월평균 이용자 수는 쿠팡이 3056만4130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G마켓·옥션(828만439명), 알리익스프레스(822만3910명), 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쇼핑, 801만6651명), 11번가(760만3891명), 테무(720만4290명), SSG닷컴·이마트몰(340만9630명)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국내 이커머스 이용자 수는 줄어든 수치다. 쿠팡만 3.8% 늘었을 뿐 11번가(17%↓), G마켓·옥션(16.1%↓), 티메파크(4.5%↓), SSG닷컴·이마트몰(3%↓) 모두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부터는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쿠팡과 티메파크는 올 들어 매달 이용자 수가 증가했고, SSG닷컴·이마트몰은 지난 3월부터, 11번가는 4월부터 각각 상승세로 전환했다. G마켓·옥션도 5월에 진행한 최대 쇼핑 축제 ‘빅스마일데이’ 효과에 힘입어 이용자 수치를 끌어올렸다.
중국 플랫폼인 알리와 테무의 이용자 수 증가세가 꺾인 시점과 맞물린다. 두 플랫폼은 모두 지난 3월 이용자 수 정점에 도달했지만, 4~5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체적인 중국 직구 구매액도 줄었다. 통계청의 해외직구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직구 구매액은 9384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12% 감소했다. 중국 직구 비중 증가폭 역시 지난해 2분기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이다. 상품 품질이 기대 이하고 최근 안전성 이슈까지 발생해 신뢰도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저가를 내세운 광고에 끌려 사용했지만 상품 품질과 배송·교환·환불 서비스 등에 실망했다”며 “최근에는 C커머스 판매 상품에 발암성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잇따르면서 발길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내 이커머스들이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해 대규모 물량을 투입한 프로모션을 전개한 것도 주효했다. G마켓·옥션은 상반기 빅스마일데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000억원대 혜택을 풀었고, 이 효과로 5월 이용자 수가 4월보다 30만명 넘게 증가했다. 티메파크는 모기업인 큐텐의 글로벌 이커머스 인프라와 연계한 차별화 상품과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올인데이(티몬), 메가세일(위메프) 등의 가격 혜택 이벤트를 통해 고객을 유치했다.
다만 이 기조를 하반기까지 끌고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알리는 한국상품 전문관인 ‘케이베뉴(K-Venue)’ 입점사에 대한 수수료 면제 정책을 9월까지 연장하고 국내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재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커머스의 입지가 흔들리고는 있지만 가격 측면의 장점은 여전하다.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이 같은 가격경쟁력을 무력화할 전략 수립이 국내 업체들의 숙제”라고 짚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