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나라살림 적자 74조4천억원 '세수 부족' 지속…정부, 증세 반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글로벌금융학회-정책심포지엄 및 학술대회'에 참석해 '역동경제로 서민.중산층 시대 구현'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올 5월까지 나라살림 적자 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조원 넘게 증가한 74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법인세가 줄고, 정부 지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2년 연속 세수 부족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증세를 통한 해결 방법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기획재정부가 11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7월호’에 따르면 5월 말 누계 총수입은 258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조6000억원 증가했다. 국세 수입은 줄었지만, 세외 수입과 기금 수입 증가분이 이를 상쇄했다. 

 

 1년간 걷어야 할 목표 세수 대비 실제로 걷은 세수 비율인 세수 진도율은 42.2%로 나타났다. 

 

 5월 누계 국세 수입은 151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조1000억원 줄었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소득세 증가와 취업자 수 증가 및 임금인상 효과 등으로 소득세가 3000억원 늘며 증가로 전환됐다. 부가가치세는 5조4000억원으로 소비자증가 및 환급 감소로 납부실적이 증가하는 추세를 유지했다. 반면 법인세와 증권거래세, 관세는 감소했다. 세외 수입은 13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원 증가했다. 이 기간 기금 수입은 93조3000억원으로 9조7000억원 늘었다. 5월 누계 총지출은 310조4000억원이며, 예산 대비 진도율은 47.3%다.

주요항목별 진도율. 2024년 5월 기준. 기재부 제공

 통합재정수지는 52조2000억원 적자를 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흑자 수지를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74조4000억원 적자였다. 5월 기준 적자 규모는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집행으로 지출이 크게 늘었던 2020년(-77조9000억원)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크다.

 

 국가채무도 증가했다. 5월 말 중앙정부 채무는 전월 대비 17조9000억원 증가한 1146조8000억원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증세를 통한 방법은 반대하고 있다. 세수 부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법인세가 올해 하반기에는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학회’ 정책심포지엄에서  “단기적으로 증세하면 세수는 들어올지 모르지만 안정적이지 않다”며 “재정지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증세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게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저명한 경제학자들의 의견”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그는 “올해도 법인세가 좋지 않은데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괜찮아 법인세는 내년에 늘어날 수 있다”며 긍정적인 변동성을 전망했다. 

 

 한편 6월 국고채 발행 규모는 18조3000억원이며, 외국인 국고채 순 투자는 3개월 연속 순유입돼 1조원 유입을 기록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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