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의 상승은 4인 이하 소기업 등 영세한 기업일수록, 제조·서비스업 등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영향을 크게 받는다. 최저임금 상승이 폐업률 상승과 고용 하락과도 직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자동·무인화를 고려하는 사업자도 늘었다.
16일 파이터치연구원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1만1994개의 4인 이하 소기업이 폐업할 것으로 나타났다. 1.7%의 최저임금 인상에 4인 이하 기업의 폐업률은 1.3%(0.77x1.7%) 증가한다. 이 수치를 통계청의 기업생명행정통계를 활용해 환산하면 1만1994개의 4인 이하 소기업이 폐업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인건비와 배달비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편의점 업계다. 24시간 운영하는 점포가 대다수인 편의점 특성상 시간제근무자를 두는 경우가 많다. 최근 배달 플랫폼에 입점하고 배달서비스까지 지원하는 탓에 인건비 비중도 커졌다. 그러자 가맹점주들은 가족의 손을 빌려 영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결국 매장 자동화·무인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카페·치킨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시름도 깊어진다. 최저임금 상승 발표 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물가 인상을 못 하도록 압력을 받고 있는데 인건비 압박까지 추가됐다. 매출 대비 비용이 계속 늘어나니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건비 영향을 줄여야 한다. 이에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는 조리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로봇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bhc, 부어치킨 등은 LG전자 사내벤처가 개발한 튀김 조리 로봇 ‘튀봇’을 활용하고 있으며,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뉴로메카의 협동로봇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
카페 프랜차이즈도 인건비 부담은 마찬가지다. 원두 가격 인상을 이유로 최근 가격을 올렸던 이들은 최저임금 영향까지 받게 됐다. 가성비를 좇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저가 커피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인건비 상승은 낮은 가격의 장점을 앗아간다.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 밀키트 전문점에 이어 무인 카페까지 등장하게 된 이유다.
무인업체를 운영 중인 관계자는 “가성비를 고려하는 소비자일수록 가격 저항에 더 민감하다. 최저시급 몇백 원의 차이가 수 백만 원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