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에 건강을 접목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헬시(healthy)에 즐거움을 의미하는 프레저(pleasure)를 더해 건강 관리도 즐겁게 하자는 ‘헬시 플레저’에 이어 최근에는 ‘헬스디깅족’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헬스와 채굴을 의미하는 ‘디깅(Digging)’을 결합해 지속 가능한 건강 관리를 위해 깊이 파고드는 소비자를 의미한다. 관심 있는 분야에 몰입해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이다.
28일 주방가전기업 쿠첸이 소비자 1132명을 대상을 조사한 결과 2060세대 4명 중 3명은 잡곡밥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75.4%가 잡곡밥을 주로 먹는다고 답했다. 가구별로 보면 잡곡밥을 먹는 3~4인 가구 비율은 54.8%, 1~2인 가구는 41.3%다. 이유로는 ‘건강 관리를 위해’(27.9%), ‘영양이 풍부해서’(26.4%) 등이 있었다. 응답자의 92.3%가 집에서 직접 잡곡밥을 취사해 먹는다고 응답했다.
제품에 표기되어 있는 칼로리와 성분표도 꼼꼼하게 확인한다. 저당, 저칼로리를 특징으로 하는 그릭요거트는 대세로 떠오른지 오래다. ‘혈당 스파이크’를 방지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열량과 지방 함량이 낮고 건강에 유익한 ‘슈퍼푸드’를 찾는다. 실제로 체중관리 및 균형 잡힌 신체를 위해 단백질 섭취에 신경쓰는 소비자가 많아지자 단백질 시장 규모가 커졌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이 공개한 국내 단백질 시장 규모는 2018년 1206억원에서 2022년 4000억원으로 성장했다.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도 2019년 4조8936억원에서 지난해 6조202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당연히 관련 업계는 이를 조준하고 있다. 건강과 가장 맞닿아 있는 건강기능식품 업계가 각종 상품 출시로 ‘헬스디깅’ 문화에 동참하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유통업계도 다르지 않다.
불닭볶음면으로 대박을 터트린 삼양식품은 건기식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특허청에 수면 보조제 상표를 출원했다. 빙그레도 상표 등록으로 기능성 음료 라인업 확대를 예고하고 있고, 매일유업 또한 식이보충제, 다이어트용 캡슐 등을 지정상품으로 하는 상표를 출원해 건기식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패션산업에도 헬스디깅족의 소비가 변화를 몰고왔다. 특히 여성 스포츠 인구가 증가하면서 2030여성층을 중심으로 일상과 운동의 경계를 넘나드는 애슬레저(애슬레틱+레저)룩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1조5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애슬레저 시장은 2020년 3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3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