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힘든 면세업계, 추석 연휴로 분위기 전환할까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에서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후 공항 이용객 증가에도 여전히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면세점 업계가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분위기 전환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업계는 올해 2분기 적자를 기록했거나 간신히 흑자를 유지했다. 

 

롯데면세점은 매출 828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5% 신장했지만 1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신라면세점도 같은 기간 매출은 83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3.8% 감소한 70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매출로는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4924억원을 냈지만, 영업이익은 86억원으로 78.6% 줄었다. 현대면세점도 마찬가지다. 매출 24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늘었지만 영업손실 39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공항 이용객은 늘었으나 소비력이 예전만 못하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천국제공항 이용객 수는 3404만8517명으로 전년 동기 보다 39.5%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3525만8765명) 대비 96.6%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국내 면세점 1인당 구매액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면세점 매출액 7조3969억6000만원을 같은 기간 고객수 1382만5000명으로 나눈 결과 1인당 구매액이 지난해 68만6000원에서 53만5000원으로 22% 떨어졌다. 2019년 47만9000원, 2020년 96만8000원, 2021년 266만4000원, 2022년 195만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유행이 절정이었던 2021년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의 부재와 함께 개별 관광객의 소비 패턴이 쇼핑에서 체험 중심으로 바뀐 탓이 크다. 고환율로 내국인마저 지갑을 쉽사리 열지 못하는 영향도 있다. 

 

업계는 명절 대목을 기대해 본다. 이번 추석 연휴는 9월 14∼18일로, 이틀 연차(19, 20일)를 더하면 주말을 포함해 총 9일간 쉴 수 있다. 때문에 국내외로 떠나려는 여행객이 많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부터 15일 사이 출발하는 해외여행 건수는 작년 추석 연휴 초반 3일(9월 28∼30일) 출발 상품 예약 건수 대비 10% 늘어났다. 노랑풍선도 다음달 13∼15일 출발하는 여행상품의 예약 건수가 작년 추석 연휴 초반 3일 출발 상품 예약 건수보다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는 추석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다가오는 추석부터 한글날까지 가을 황금연휴 해외여행객 대상으로 오는 23일부터 10월10일까지 ‘골든 페스티벌’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온라인, 공항, 명동점에서 할인, 쇼핑지원금 및 면세포인트 증정 등 이벤트를 실시한다.

 

현대면세점은 여름 휴가철과 추석, 10월까지 이어지는 해외여행 성수기 시즌을 맞아 국내 고객들의 수요를 잡기 위한 ‘에브리데이 현데이’ 5억 경품 이벤트를 오는 10월31일까지 진행한다. 이외 업체들도 여행객들을 겨냥한 프로모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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