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중심에 선 잘파세대] 잘파세대 공략법…팝업이 답이다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된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팝업 행사 겸 콘서트 현장. 현대백화점 제공.

 잘파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을 접해 그 어느 세대보다 스마트폰에 익숙하다. 최신 기술을 습득하는 속도도 빠르다.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명확하게 표현하며 직접 경험하기를 선호한다. 가격보다 자기만족을 추구해 소비에도 아낌이 없다. 잘파세대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보다 특별한 마케팅 방안이 필요하다. 이들의 취향, 소비성향과 맞아 떨어지는 것이 팝업스토어(팝업)다. 

 

 잘파세대의 관심과 소비로 시장을 넓히고 있는 유통 시장의 경우 팝업에 더 진심이다. 특히 국내 빅3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은 MZ세대 거점 지역에 팝업 전용 공간을 조성하며 손님 모으기 증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아이돌 팝업 행사는 백화점이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MZ세대 소비자들의 ‘오픈런’을 유발한다. 

 

 2022년 9월 뉴진스를 시작으로 올해는 투어스, NCT 위시, 베이비몬스터, 최근에는 미야오와 엔믹스에 이르기까지 대형 기획사 아이돌이 줄지어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을 열었다. 올해 초 열린 플레이브 등 버추얼 아이돌 3팀의 릴레이 팝업에서는 총 10만명이 방문해 7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강남점에서는 세븐틴, 에스파, 차은우,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인기 아이돌의 팝업이 설치됐다.

하이트진로 팝업 '진로골드 판타지아'. 하이트진로 제공.

 올해 상반기 주류업계는 누구보다 팝업에 진심이었다. 하이트진로는 테마파크 콘셉트로 ‘진로골드 판타지아’를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열었다. 하이트진로가 자랑하는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해 실내를 테마파크 공간으로 꾸몄다. 지난해 ‘플롭선양’ 팝업을 선보였던 선양소주는 올해 카지노 콘셉트의 공간으로 브랜드 마케팅에 나섰다.

 

 올여름 유례없는 폭염에 실내 팝업은 더욱 문전성시를 이뤘다. 외부 활동 대신 쾌적한 실내 공간인 백화점이나 쇼핑몰을 찾아 피서를 즐기려는 이른바 몰캉스(쇼핑몰과 바캉스의 합성어)족이 증가하면서다. 유동인구가 확보된 오프라인 쇼핑몰 내 팝업을 운영하면서 더욱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제공했다.

 

 주류업계 역시 새로운 먹거리와 즐길 거리로 백화점 내 방문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동시에 다른 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어 적극적인 협업을 펼쳤다. 위스키 잭 다니엘스는 지난 1일까지 스타필드 수원점 7층 별마당 도서관에서 ‘하이볼&칵테일 바’를 운영했다. 술에 음료·시럽·과일 등 여러 재료를 섞는 ‘믹솔로지(mixology)’ 트렌드에 맞춰 각자의 취향을 중시하는 잘파세대의 선호에 맞췄다. 

올해 초 성수동에서 열린 농심 짜파게티 팝업스토어 내부. 농심 제공.

 잘파세대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통하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팝업의 성지다. 젊은 세대뿐 아니라 방한 외국인들이 필수로 방문하는 장소로 유통 기업엔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하는 장소다. 농심 짜파게티, 새우깡, 빙그레 투게더, 무신사, 한국에 첫선을 보인 쉬인 등이 성수에서 팝업을 진행했다. 

 

 팝업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제품과 굿즈, 한정판 제품을 향한 구매 욕구도 높다.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고 SNS로 공유하려는 이들 세대의 문화에 브랜드들은 앞다투어 인증샷 공간을 만든다. 해시태그 등을 활용해 브랜드를 홍보, 공유할 경우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는 팝업 필수 코스다. 

 

 인기 팝업의 경우 온라인 사전 예약이 모두 마감될 정도다. 현장에서도 긴 대기 줄을 만들지 않고 휴대폰 번호를 입력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대기를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것도 스마트폰으로 가능하다. 이처럼 제품의 세계관을 소개하고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팝업은 놓칠 수 없는 홍보 창구가 됐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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