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우유에 소량의 산양유를 혼합하고선 ‘산양유 100%’ 제품인 것처럼 속인 수입·제조·판매업체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해 일거 적발됐다.
식약처는 인도 산양유단백분말 유통·판매 총책인 A사, 인도산양유단백분말 수입업체 B사, 국내에서 산양유 가공식품을 OEM 생산하는 식품제조·가공업체 C사의 대표 등 7명을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시중에 유통 중인 인도산 산양유 제품에서 우유 성분이 검출됐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올해 4월 유전자 분석법을 마련해 이를 검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우유가 섞여있음을 확인했다.
수사 결과 A사와 B사 대표는 산양유 제품을 향한 국내 소비자의 높은 관심을 악용,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우유를 산양유 제품에 혼합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A사와 B사 대표는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인도 제조사에 우유(98.5%)에 산양유(1.5%)를 섞은 저가 유함유가공품을 제조토록 요청하고 해당 제품 36t을 반입했다. 국내 수입신고 과정에서는 ‘산양유 100%’ 제품으로 허위 신고했다.
또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5월까지 C사에 불법 수입한 인도산 유함유가공품을 원료로 제공해 ‘산양유단백질100%’ 등 완제품 43t을 생산하도록 위탁했다. 이렇게 생산한 제품을 온·오프라인 판매처를 통해 약 41t(18억원 상당) 유통·판매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C사는 단백질 함량을 높이고 제조 원가를 줄이기 위해 A사와 B사가 제공한 인도산 유함유가공품 대신 가격이 50% 가량 저렴한 분리우유단백을 18.3~50%까지 사용해 위반 제품 26t(위반제품 총 생산량의 약 60%)을 생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A사와 B사 대표는 범행 은폐를 위해 인도산 유함유가공품이 산양유로만 제조된 것처럼 허위 검사성적서를 식약처에 제출하였고, 정부 수거검사에 대비해 인도산 유함유가공품에 타 국가 산양유단백분말을 혼합한 제품을 별도로 영업장에 보관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또 수사가 시작되자 인도 현지의 중개인에게 지시해 이메일 등 관련 자료를 지우며 증거 인멸을 시도하기도 했다.
식약처는 이번 수사에서 적발된 알레르기 유발물질인 우유를 표시하지 않은 제품이 더 이상 유통·판매되지 않도록 업체에서 보관 중인 총 4.4t을 즉시 압수하고, 이미 유통·판매된 제품은 회수하도록 조치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위해식품이 수입·제조·유통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빈틈없는 감독과 철저한 조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