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영권 가족분쟁… ‘맞고발’로 격화

-형제측 한미사이언스 연이은 고발에
-모녀측 한미약품도 맞장 예고 입장문

 

한미그룹의 경영권을 둔 ‘가족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미약품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에 ‘맞고발’로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미약품은 20일 입장문에서 “한미사이언스가 자사 임직원을 잇따라 고발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내용을 왜곡·가공해 지속적으로 언론사에 제보하고 있다”며 “지주사의 고발건은 모두 아무 문제가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한미약품은 고소 고발을 자제했으나 왜곡된 정보들로 인해 주주들이 영향을 받고 있어 불가피하게 고발장을 제출하기로 했다”며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주요 관계자를 무고를 포함한 여러 혐의로 고발한다고 전했다.

 

현재 한미그룹은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차남 임 대표·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그들의 모친이자 누이인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회사 경영법을 두고 갈등 중이다. 형제는 지주사 임원으로서 경영권을 지키려 하고, 모녀는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형제 측은 송 회장과 임 사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 더해 이들로부터 의결권 권유업무를 위임받아 대행하는 업체 대표 등을 위계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신 회장은 고 임 회장의 고향 후배이자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로, 경영권 분쟁에서 당초 형제를 지지하다 지난 7월 모녀에게로 돌아섰다. 송 회장·임 사장·신 회장을 일반적으로 ‘3인 연합’이라 칭한다.

 

형제 측의 고소에 한미약품은 “지주사의 이 같은 릴레이 고발이 다가올 임시주총에 영향을 주기 위한 시도라는 점을 삼척동자도 알 것”이라며 “임시주총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고발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 착수를 수사기관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언급된 ‘임시주총’은 오는 28일 예정된 한미사이언스의 임시 주주총회를 의미하는 것으로, 한미약품은 임 사장과 신 회장의 신규 이사 등록을 노리고 있다.

 

형제 측의 고소 내용에 관해 조목조목 반박한 한미약품은 “사업회사로서 업무에만 매진하기도 바쁜 4분기 시즌에 불필요한 이슈에 대응하느라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임 대표를 무고 외에도 업무방해·배임 등 혐의로 고발한다고 전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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