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장관에 러트닉… 삼전·하이닉스·현대차 ‘예의주시’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무역 담당
-정책 시행에 따라 대미·대중 수출에 영향

내년 1월 20일 집권 2기 출범을 앞두고 최근 상무장관으로 하워드 러트닉을 임명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뉴시스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상무부 장관이 결정되면서 우리 정부의 대미 통상 부서와 국내 수출 대기업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63)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상무부 장관으로 결정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도 대응에 나서기 위해 분주한 분위기다. 

 

 내년 1월 20일 집권 2기 출범을 앞두고 행정부 구성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택한 러트닉 신임 상무부 장관은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재무부 장관에 임명된 스콧 베센트와 더불어 차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이끄는 주요 인사가 됐다.

 

 한 수출 대기업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미국 재무장관이 상무장관과 비교해 더 큰 비중을 갖는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상무장관의 행보에 조금 더 촉각을 기울이는 편”이라며 “미국 상무부는 국제 무역을 주로 담당하는데 한국은 경제성장의 대부분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주력사업인 반도체와 자동차 등이 미국 상무부의 정책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고 알려진 러트닉의 상무장관 부임에 국내 산업계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트럼프는 러트닉에게 무역대표부(USTR) 총괄도 맡겼다. 관세 및 무역 정책까지 관할하게 된 러트닉이 선거 공약대로 중국에 60% 이상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해외 수입품을 향한 보편관세 10~20% 부과 등의 정책을 강행한다면 한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적지 않다.

 

 우선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시설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 수출통제 조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는 유예 조치를 적용받고 있었지만 이젠 대비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 내 공장 건설에 따라 약속받은 보조금 문제도 걸려있다.

 

 아울러 현대차로 대표되는 국내 자동차 산업도 러트닉 지명자의 결정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미국 현지 생산 전기차 등에 지급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폐지로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떨어져 수출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무역확장법 232조에 적용돼 수출량 제한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미 한국산 철강이 트럼프 1기 때부터 해당 규제에 걸려 수출상한선이 생겼다.

 

 정부 차원에서도 미국의 보편관세 시행 여부에 관심을 쏟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상태인데 해당 정책이 도입되면 협정 위반이 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유사시 미국과 FTA를 맺은 다른 나라들과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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