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증시는 원화 약세 우려가 축소되면서 양호한 흐름이 이어졌다. 이번주 국내 주요기업들은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 취임하며 정책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527.49)보다 3.94포인트(0.16%) 내린 2523.55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2371억원, 1015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289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24.24)보다 0.45포인트(0.06%) 상승한 724.69에 거래를 종료했다.
지난주 국내증시는 미국 금리 상승 및 원화 약세 우려 축소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기계, 조선, 증권 업종은 상승했고 비철금속, 자동차, 필수소비재 업종의 하락 폭이 컸다. 글로벌 증시의 경우 대형 기술주 그룹인 매그니피센트7(M7)은 부진했다. 특히 애플은 중국 매출 우려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대부분의 주요국 주식시장은 상승했고 일본과 인도는 약세를 보였다.
이번주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연이어 나올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일렉트릭, 삼성바이오로직스, SK하이닉스, 현대차, 기아, 한화오션, 삼성SDI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됐다. 계절성이 있는 4분기 실적이기 때문에 시장 전반적으로 이익 모멘텀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합산 영업이익 평가는 1개월간 2.9% 하향 조정됐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수급 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환율 변동성 축소 흐름으로 외국인 수급은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면서 “연초 이후 외국인 자금 유입 종목들의 강세 흐름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국내증시는 설 연휴로 27일부터 장기 휴장에 들어간다. 이번주 후반부터는 관망세가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한국시간으로 21일 오전 2시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취임한다. 트럼프 2기 정부의 출범으로 정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일부터 행정명령을 통해 변화를 가져갈 지도 관심사다. 과거 주식시장은 미 대통령 취임식 전후로 소강상태였다. 하지만 지난 2017년에는 트럼프의 당선 직후부터 상승 추세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임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이 앞세운 정책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유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두 가지 정책 방향을 예상한다. 행정명령을 통한 이민과 에너지 분야 중심의 정책 집행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세는 점진적으로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 주요직 지명자들의 상원 청문회도 주목해야 한다. 재무부 장관 지명자는 관세 부과와 감세 정책을 강조하고, 에너지 장관 지명자는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과 원자력 발전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지목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과 산업재, 일부 에너지 분야도 트럼프 1기 정부와 마찬가지로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다만, 주도 성장산업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1기 초기에는 기술 기업을 지원하는 내용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취임 후 1년간 가장 뛰어났던 분야는 IT다. 클라우드 산업 성장을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 회복, 모바일 디지털 결제 시장, 디지털 콘텐츠 산업이 성장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가장 놓은 수익률을 달성했다”면서 “지금도 중국과 기술경쟁 구도가 1기 때보다 뚜렷해져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성장 로드맵도 그려나가는 상황이다. 기술주를 중심에 두고 산업재, 금융 분야를 선호하는 의견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