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재팬, 올해 한-일 역직구 키워드 ‘글로리(GLORY)’ 선정

큐텐재팬 내 K제품 빅데이터 분석
성별·나이 구분 없이 생활 전반에서 K영향력 확대

K제품이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반짝 유행하는 수준을 넘어 일본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 K문화와 K제품이 평범한 일본인의 삶에 스며들며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K웨이브 열풍이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이베이재팬은 일본 현지 트렌드와 자사가 운영하는 ‘큐텐재팬’ 내 K제품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한국-일본 역직구 트렌드로 ‘글로리(GLORY)’를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GLORY는 ‘K’의 문화·경제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본에서 K셀러들이 큰 성과를 거두고 활짝 빛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경계를 넘어(Go beyond), 라이브 커머스(Live commerce), 해외 진출(Outbound), 루키(Rookie), 편의성(for Your ease)을 뜻한다.

 

이베이재팬은 일본 내 K제품 인기가 여성 뷰티·패션 등 기존 수요층의 경계를 뛰어넘어 전 연령층,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일본에서 K남성뷰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고, K남성패션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이베이재팬이 운영하는 하이퀄리티 패션 브랜드 ‘무브’는 남성 패션 분야에 더욱 주력해 트렌드를 선도하는 아이템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라이브 커머스도 폭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리서치 회사에 따르면 일본의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140억엔에서 2023년 약 3000억엔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베이재팬은 지난해 2월 도쿄 시부야에 전세계 이베이 중 최초로 라이브 커머스 전용 상설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라이브 커머스 매출의 90%가 K브랜드다. 한번 방송으로 20억원이 넘는 실적을 달성하거나, 1시간만에 1만건 가까이 판매되는 등 성공사례가 이어지면서 K셀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진행된 큐텐재팬의 최대 할인 행사 ‘메가와리’ 당시 라이브 방송 매출은 스튜디오 오픈 전인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K셀러들에게 글로벌 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이베이의 신규 셀러 수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다. 큐텐재팬 역시 K셀러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년 만에 20% 가까이 증가했다.

 

새로운 역직구 히어로의 등장도 기대된다. 전통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던 뷰티, 패션 카테고리 외에도 리빙, 식품, 잡화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 K제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유력 매체 ‘닛케이 트렌디’가 발표한 ‘2025년 히트 예상 베스트 30’에도 K이너뷰티와 K세차용품이 꼽혔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메가와리에서는 바디용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행사 대비 300배 이상 폭발적으로 늘었다. 디퓨저 등 탈취제 역시 17배 큰 폭으로 증가했고, 치약과 미백 치약(화이트닝)은 각각 5배, 4배 상승했다. 린스는 6배, 샴푸도 2배 이상 신장했다.

 

4분기 메가와리에서도 생필품 카테고리의 K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증가했다. 생리대 등을 판매하는 한 K브랜드는 다양한 상품구성 등을 통해 3분기 행사와 비교해 매출이 1300% 급증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유루쓰라(ゆるつら)’라는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다. ‘편하면서도 제대로’의 의미로, 단순한 효율성을 넘어 제대로 된 품질과 소비 경험을 제공하는 상품, 편하면서도 효율을 원하는 소비자의 상반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시락용 냉동식품, 에너지바 같은 영양식품이 대표적이다. 이베이재팬에서도 냉동김밥 같은 한국 냉동식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성을 높여준 뷰티 세트 상품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메가와리에서 ‘아누아 가을밤 세트’, ‘넘버즈인 백옥 글루타치온 C 미백 완결 세트’ 등이 전체 랭킹 2위와 3위에 올랐다.

 

박영인 이베이재팬 KR Biz 본부 실장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K뷰티 수출 규모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특히 일본에서만 10억달러 규모까지 커지며 3년째 수입국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뷰티 한 품목만으로 이 정도 규모는 일본 내에서도 상당히 주목하는 수치”라며 “일본 내 한류가 4차 한류로 진화하며 연령과 성별의 경계를 넘어 전 세대를 아우르는 K웨이브로 문화적경제적 영향력을 키우고, K제품이 일본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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