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장기화된 소비 침체 속에 밸런타인데이 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하며 기념일 가치 소비 트렌드가 뚜렷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CU가 밸런타인데이 시즌인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행사 상품의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11.6%를 기록했다.
편의점의 올해 첫 기념일 행사인 밸런타인데이는 소비심리지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이번 행사 매출 상승으로 잠재적 소비 불씨가 살아있음이 확인된 셈이라고 CU는 설명했다.
실제, CU의 밸런타인데이의 연도별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을 살펴보면 2020년 12.3%, 2021년 -22.8%, 2022년 54.5%, 2023년 33.8%, 지난해 2.0%의 흐름을 이어왔다.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심화된 2021년은 최근 5년 중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했다. 오랜 팬데믹으로 지금처럼 전반적인 소비가 둔화됐던 2022년엔 오히려 54.6%나 오르며 기념일 깜짝 소비가 살아난 바 있다.
특히, 올해 CU의 밸런타인데이 차별화 상품은 전년 대비 20.5% 더 판매되며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다양한 굿즈로 실용성을 강조한 ‘리락쿠마’와 에버랜드 ‘뿌직이&빠직이’ 캐릭터 상품들이 전체 차별화 상품 매출 중 55%의 비중을 차지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밸런타인데이 상품의 입지별 매출신장률을 살펴보면 오피스가 27.0%, 유흥가 23.9%, 대학가 16.6%, 산업지대 15.0%, 지하철 11.9%로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높은 수요를 보였다.
또한 CU Npay카드, 카카오페이머니, 토스페이머니 등과 전개한 밸런타인데이 상품 할인 구매율은 최근 3년 중 가장 높은 48.8%를 기록했다. 물가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각종 할인 혜택을 통한 알뜰 소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CU가 올해 밸런타인데이 전체 상품의 가격대별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1만원 미만은 줄고 그 이상은 늘었다. 저(氐)가격대인 1만원 미만 상품의 매출 비중은 올해 25.0%로 지난해 34.1% 대비 9.1%포인트 감소한 반면, 1만원 이상~2만원 미만은 56.4%로 6.4%포인트 상승했다. 고(高)가격대인 2만원 이상은 18.6%로 2.7%포인트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기념일을 맞아 초콜릿 외 캔디 17.5%, 젤리 15.7%, 디저트 13.1%, 양주 12.0%, 와인 11.8% 등의 품목 매출도 전년 대비 두 자릿수로 올랐다. 초콜릿을 주는 전통적인 문화에서 벗어나 개인 취향을 존중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회사 측은 풀이했다.
조준형 BGF리테일 스낵식품팀장은 “나를 위한 행복이나 소중한 사람들과의 특별한 순간을 즐기기 위한 기념일 소비가 일어나며 귀여움과 실용성을 강조한 상품의 매출이 늘었다”며 “편의점은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선물을 구매할 수 있어 바쁜 직장인이나 즉흥적으로 선물을 준비하는 소비자에게 최적의 선택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