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법원이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7일 구속 상태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윤 대통령이 낸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4일 법원에 구속 취소를 청구했고, 재판부는 지난달 20일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구속취소 심문에서는 윤 대통령 측이 구속기간 만료 후 이뤄진 불법한 기소라며 즉시 석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15일 오전 10시33분 체포돼 1차 구속기한은 1월25일 자정까지였으나 검찰이 같은 달 26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 것은 불법 구금이라는 취지다.
형사소송법은 체포적부심사나 영장실질심사 등을 위해 법원이 수사 서류와 증거물을 접수한 때로부터 결정 후 검찰에 반환할 때까지의 기간을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검찰과 법원은 체포적부심사와 영장실질심사에 소요된 기간을 '시간'이 아닌 '일수' 단위로 계산한 뒤 구속기간에서 제외해왔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은 '시간' 단위로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법원은 윤 대통령의 구속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기소됐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구속 기간은 날이 아닌 실제 시간으로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법원은 설명했다. 또 체포적부심사를 위해 수사 관계 서류 등이 법원에 있었던 기간을 구속 기간에 산입하지 않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구속기간에 불산입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상 신체의 자유, 불구속 수사 원칙에 비춰 피의자에게 유리하도록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구속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기소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또 설령 구속기간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기소된 것이라 하더라도 구속 취소 사유가 인정된다고 봤다.
법원이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하면서 경찰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찰은 윤 대통령 석방으로 지지자가 몰릴 것에 대비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경력을 배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