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 시장 잡아라”…퀵커머스 뛰어든 이마트·네이버·다이소

연 220% 성장…빠른배송 트렌드에 잠재력 높아
집밥·간편식 인기에 수요 급증

온라인으로 상품을 간편하게 주문하고 1시간 내외로 받아볼 수 있는 퀵커머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의 모습. 뉴시스

 쿠팡이 쏘아 올린 빠른 배송 시장에 유통업체들이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당일, 새벽배송으로 모자라 이제는 1시간 내외로 배달해주는 퀵커머스까지 활발해지고 있다. 대형마트 1위 이마트가 단계적으로 퀵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할 전망이며, 쇼핑을 신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네이버와 균일가 생활용품 강자 다이소도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3500억원에서 올해는 5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증가율은 220%에 달한다. 이는 전체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지난해 약 242조원)의 2% 수준에 불과해 성장 여력이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이마트도 이러한 성장성에 주목해 퀵커머스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이마트 왕십리점∙구로점∙동탄점은 지난해 말부터 배달의민족(배민)에 입점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점포 반경 2㎞ 내외에 거주하는 소비자는 배민 앱을 통해 신선식품을 비롯한 장바구니 물품을 주문하면 1시간 이내에 배송받을 수 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신규 소비자를 확보하고자 점포 자산을 활용해 퀵커머스와 같은 배송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마트는 2022년 쓱고우라는 브랜드로 퀵커머스에 뛰어들었다가 수익이 나지 않아 1년 만에 접은 경험이 있다. 이번에 다시 퀵커머스 사업에 도전한 것은 유통업 환경 변화로 퀵커머스가 자리 잡을 환경이 조성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배민에 입점해 간접적으로 서비스하는 방식인 만큼 비용 효율성과 신규 소비자 창출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 이마트는 조만간 수도권 외에 지방 점포에서도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별도 쇼핑 앱을 론칭하며 커머스 플랫폼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는 네이버도 배송 서비스를 경쟁력으로 강조하고 있다. 네이버는 앱 출시와 함께 배송 옵션을 오늘배송, 내일배송, 새벽배송, 희망일배송 등으로 세분화했다. 주문 1시간 내외로 배송해주는 지금배송도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이어주는 오픈마켓 특성상 입점사를 끼고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에는 다이소가 서울 강남과 서초, 송파 등 일부 지역에 오늘배송 서비스를 시범 도입하며 퀵커머스 시장에 진입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문 시 4시간 이내 당일 배송이 가능하고, 이후 주문은 익일 오후 3시까지 도착한다. 다이소 역시 매출 추이를 지켜보며 퀵커머스 서비스 범위를 점차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가 퀵커머스 서비스를 본격화할 경우 시장 경쟁 구도는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배민)이 운영하는 배민B마트, GS리테일의 GS25∙GS더프레시, 홈플러스 등이 퀵커머스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의 오늘드림, 컬리의 컬리 나우도 수요가 높다.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퀵커머스에 사활을 거는 것은 빠른 배송을 선호하는 소비 문화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물가로 집밥 선호 현상이 높아지고, 신선식품이나 가정간편식(HMR) 등을 중심으로 근거리 빠른 배송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작용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에는 부정적인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배송서비스 강화 및 이를 활용한 업체들이 증가해 온라인 유통업체 고성장세가 유지됐다”며 “주요 오프라인 업체들도 관련 서비스를 빠르게 도입하는 만큼 성장세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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