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모닝] 홈플러스도 티메프 엔딩?… 큐텐과 겹치는 MBK 행보

티메프 사태를 일으킨 큐텐의 구영배 대표(왼쪽)과 홈플러스 대주주 MBK의 김병주 회장. 뉴시스, MBK파트너스 제공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행보가 티메프 사태를 일으킨 큐텐과 매우 비슷하다.”

 

국내 2위 대형마트에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대상으로 전락한 홈플러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2일 유통업계 관계자 A씨는 53만명에게 1조3000억원의 피해를 입힌 티몬·위메프 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홈플러스를 이끄는 MBK가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7월 터진 티메프 사태는 모기업 큐텐의 무리한 확장에서 촉발됐다. 큐텐은 유통 플랫폼인 티몬(티켓몬스터)과 위메프(위메이크프라이스)를 2022년 9월과 이듬해 4월 차례로 인수했다. 그러면서 그룹은 단숨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4위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이후 티몬과 위메프가 입점사에 대금 지급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이후 조사 과정에서 모기업의 검은 의도가 드러났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티메프를 인수한 목적은 경영 개선과 기업 존속이 아니라 그룹의 물류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한 일감 몰아주기용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라는 게 검찰의 발표였다.

 

또한 구영배 큐텐 대표가 지난해 2월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티메프의 판매자 정산대금을 사용한 걸로 밝혀졌다. 소비자와 판매자 간 거래대금을 마치 자기 돈처럼 쓴 것이다.

 

그 뿐 아니라 티메프의 긴 정산 주기를 악용해 판매 대금을 돌려막기식으로 운영하면서 정산대금 지급 불능 상황을 인식했음에도 판매자를 기만해 영업을 지속했다. 특히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까지도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피해 규모를 키웠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기만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다.

 

이 같은 행태는 홈플러스를 파산 위기에 빠트린 MBK의 행보와 많이 겹친다. 흔히 사모펀드라 불리는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인 MBK는 문어발식으로 자금난에 빠진 기업을 인수한 뒤 가치를 올려 되파는 식으로 돈을 번다.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에는 장기적 계획보다는 알짜 매장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투자금 회수에 열을 올렸다. 결국 홈플러스는 2021년부터 적자를 거듭하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A씨는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부터 기업 회생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국내 대표 대형마트를 인수함으로서 MBK의 이름을 알리는 데 목적이 있었던 게 아닐까”라며 “실제로 MBK는 홈플러스 인수 이후 국내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PEF로서 인지도를 얻었다”고 말했다.

 

모럴해저드 역시 비슷하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신청 직전까지 기업어음(CP)을 발행하는 등 투자자를 기만했다. 기업회생 신청을 하면서 ‘선제적 조치’를 운운한 것을 떠올리면 말과 행동이 달랐던 셈이다. 역설적이게도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티메프 사태를 보면서 부도가 난 다음에 회생하는 건 늦다고 생각했고 부도 위험이 있으면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큐텐 구 대표와 김병주 MBK 회장 사이 공통점도 보인다. 기업 운영 중 엑시트(투자금 회수)로 큰 돈을 벌었고, 각자 사태 해결을 위해 사재 출연을 약속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그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도 동일하다. 그나마 구 대표는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소명을 했으나 김 회장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사태 발발 후 공식석상에서 단 한 번도 얼굴을 비치지 않고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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