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의 운명이 4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결정된다. 탄핵심판 결정의 효력은 선고 주문을 읽는 즉시 발생한다. 헌재가 탄핵소추를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곧바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되고 조기대선이 실시된다. 반면 기각 또는 각하되면 윤 대통령은 즉각 직무에 복귀한다. 국군통수권을 비롯한 대통령의 모든 권한이 회복된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선고에 출석하지 않는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은 3일 “대통령이 내일 예정된 탄핵심판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혼잡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질서 유지와 대통령 경호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탄핵심판의 핵심은 윤 대통령의 행위가 파면에 이를 정도의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데 있다. 재판관들은 총 5가지 쟁점을 두고 법 위반 여부를 개별적으로 심사했다. ▲비상계엄 선포 ▲계엄포고령 1호 발령 ▲군경 동원한 국회 활동 방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 시도 ▲정치인과 법조인 체포 지시 등이 해당된다. 이 중 하나라도 중대한 위헌·위법으로 판단되면 헌재는 탄핵소추를 인용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는 결론의 정당성과 설득력을 결정문 논리로 증명해야 하는 만큼 재판관들은 문장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했으며, 선고 하루 전인 3일에도 평의를 열었다. 결정문은 세부 의견 조율을 마치는 대로 재판관 개개인의 서명을 받아 확정되며, 결정문 낭독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맡는다.
정치권에서는 선고 결과에 따른 승복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국민의힘은 어떤 결과가 나와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야당을 압박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실상 불복을 선언했다”고 주장했고, 권성동 원내대표는 “선고를 앞두고 민주당이 불복과 극언의 난장판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승복은 계엄 사태 가해자인 윤 대통령 몫이라며 맞섰다. 이 대표는 “피청구인이 윤 대통령인 만큼 탄핵 심판이 선고되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깨끗이 승복해야 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혔고,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파면이 곧 민생·경제·평화·국가정상화의 길이다. 파면 외에는 정답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여야는 지지층 결집을 위해 여론전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친윤계를 중심으로 의원 60여명이 헌재 인근 안국역 옆에서 탄핵 반대 시위에 돌입했으며, 민주당은 광화문 철야 농성과 탄핵 찬성 집회를 펼쳤고, 박 원내대표가 이틀 연속 집회에 참여했다.
이번 탄핵심판 선고는 지난해 12월 14일 탄핵소추 이후 111일 만이며, 이는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중 최장 기간이다.
헌재가 파면을 결정하려면 재판관 8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인용 결정 시 윤 대통령은 즉시 물러나야 하고, 60일 이내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 선거일은 선고일인 4일부터 60일을 꽉 채운 날은 6월 3일이 유력하다. 반면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이 나오면 윤 대통령은 용산 집무실로 곧바로 복귀한다. 이후 직접 대국민 담화로 국정 수습을 위한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직무에 복귀하더라도 내란 혐의 형사재판은 계속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