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군비 확충 가시화... 수출길 넓히려는 K-방산 기대 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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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와 EU 주요국들이 참여하는 나토가 모든 회원국의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하면서 K-방산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정부 들어 첫 대규모 방산 성과로 평가될 K2 전차의 폴란드 수출이 이달 하순 체결될 예정이다. 사진은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수출하게 된 K2 전차. 현대로템 제공 

 캐나다와 유럽연합(EU) 주요국이 참여 중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국방비 증액이 가시화 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수출 확대를 노리는 K-방산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10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나토는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직접 군사비 비율을 3.5%, 광범위한 안보 비용은 1.5%로 각각 목표치를 설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한 뒤 GDP의 2% 수준인 현재 나토 지출 목표치를 5%로 상향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압박했다. 나토는 미국의 이탈을 막고 자체 국방력 강화를 위해 국방비를 늘리기로 했다. 앞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달 26일 나토 의회연맹 춘계 총회에서 “32개 회원국이 GDP의 (현재 2%에서) 5%까지 국방비로 지출하는 데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나토 회원국 중 군비 증강에 적극적인 국가는 캐나다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0일 국방 및 안보 전략 발표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중을 2%로 높인다는 국방 지출 목표를 이번 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중 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점점 더 위험해지고 분열되는 세계에서 캐나다는 주권을 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캐나다는 그동안 국방비 지출액의 약 4분의 3을 무기 구매 대금 등으로 미국에 지급해왔는데 카니 총리는 이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카니 총리는 미국에 대한 국방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자체 안보 역량을 키우고 유럽의 나토 동맹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온 바 있다.

 

 나토의 국방비 증액은 K-방산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영국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GDP의 5%까지 국방비 지출을 늘리면 유럽 내 나토 회원국의 군사비 규모가 지난해 4570억 달러(약 630조6600억원)에서 8000억 달러(약 1100조원)까지 늘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2020~2024년 세계 무기 시장에서 한국산 무기 점유율은 2.2%로 추산된다. 이를 유럽의 국방비 증가 규모에 적용하면 산술적으로 연간 10조원가량의 추가 수주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K-방산의 신속한 납기 능력과 훌륭한 가격경쟁력 등을 앞세워 나토 회원국들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심해지는 유럽의 견제는 K-방산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유럽연합(EU)은 유럽 전역의 자체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생산 역량과 연계된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보호무역 기조를 넘어서기 위해선 정부 간 협상을 통해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9조원 규모에 달하는 K2 전차의 폴란드 2차 수출계약이 이달 하순 체결될 예정이다. 이번 수출은 애초 지난해 말 성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폴란드 내부 사정과 12·3 비상계엄 등 여파로 지연되다가 최근에야 계약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 계약 금액은 60억 달러대(약 9조원)로 개별 방산 수출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아울러 이번 K2 전차 폴란드 2차 수출계약은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성사되는 대규모 방산 수출이 될 전망이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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