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최종제시안 거부”…LG유플러스 운영기술직 노조 규탄 집회

임금 1.3%+정액 19만원 제시안, 직군별 격차 심화
근로환경 악화 속 성과연동임금제 유지 불공평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본부 LG유플러스 한마음지부 조합원들이 25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 앞에서 사측에 진정성 있는 임단협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김용학 기자

 LG유플러스와 양대 노동조합의 노사 교섭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운영기술직군으로 구성된 한마음지부가 25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 앞에 모여 회사 측의 일방적인 최종제시안을 수락할 수 없다고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LG유플러스와 LG유플러스의 제1노조인 LG유플러스 노조, 제2노조인 민주유플러스지부는 9차례 교섭 끝에 기본급 정률 1.3% 인상과 정액 19만원 인상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이날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한 LG유플러스 한마음지부는 2018년 LG유플러스의 운영기술직군으로 정규직 전환된 통신망 관리, 유지보수 노동자들로 구성됐다.

 

 한마음지부는 3월12일부터 지금까지 회사 측과 8차 본교섭, 4차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최종제시안에 노조의 입장은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직군간 임금 격차가 심화되고 실질임금이 삭감됐다고 규탄했다.

 

 강민규 LG유플러스 한마음지부장은 “이틀 전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취임 첫해 노사 임단협이 마무리됐다는 기사를 봤지만, 우리 한마음지부는 회사의 최종제시안에 합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최종제시안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근거로 절감된 임금안”이라며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다소 낮아진 것을 단순 비율로 해도 상식 이하의 삭감이며, 오히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상승하고 통신시장의 정세가 변화된 것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강 지부장은 “1.3% 정률 인상분에 19만원의 정액 인상은 직군별 격차를 축소할 수 없으며, 동일 직군 내에서도 저연차 직원과 고연차 직원간의 격차가 확대된다”고 주장했다.

 

 한마음지부에 따르면 지점 통폐합으로 영업직군 직원들의 근무지가 변경돼 출퇴근 거리가 늘어났으며, 각종 제수당의 축소 및 한도 설정으로 실질 임금이 삭감됐지만 이러한 점이 제시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강 지부장은 또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노동자 추락사고가 발생해 중대재해사업장으로 지정되자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위험성 평가를 부랴부랴 진행하고 작업 전에 안전장구 착용 인증샷을 찍어 매번 관리자에게 보고하게 했다”며 “노동자가 위험작업을 강행하는 것은 성과평가연동임금제도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직원들은 매년 개인별 인사평가를 받고, 등급(S~D)에 따라 내년도 임금인상분이 결정되는데 최대 격차는 5%까지 차이 난다. 통신업계에서 1건의 작업을 타스크라고 하는데, LG유플러스의 성과평가는 하루에 몇 건의 타스크를 처리했는지와 중간 관리자가 타스크를 얼마나 빠르게 처리했는지 정성 평가하는 방식이다. 작업자가 타스크 총량을 채우기 위해 또는 중간관리자에게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업무지시가 위험해 보여도 거부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강 지부장은 “회사는 조합의 개선요구를 묵살하고 최종제시안에 성과연동임금제도 현행유지를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우리는 아직 합의하지 않았다”며 “무섭지만 대한민국 굴지의 대기업 최종안을 거부하고 추가 교섭을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성실하게 교섭하면서 입장을 좁혀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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