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 갈수록 줄어드는데 불확실성은 여전해 우려감 증폭

반도체 151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
자동차는 8월 최대... 선발 6개월째 증가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미국 관세 여파로 대미 수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관세 인하 여부도 확실치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

 

더구나 한미 상호관세 영향이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고 주력품인 반도체와 자동차는 미국 정부의 품목 관세율이나 적용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탓에 앞으로도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 감소했다. 대미 수출액은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지난 2023년 8월 2년 만에 90억 달러 아래인 87억4000만 달러로 내려갔다. 이는 2023년 1월(85억900만달러)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었다. 

 

그나마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증가 덕에 8월 수출액은 584억 달러(약 81조원)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3% 증가했다. 월간 수출은 지난 5월 잠시 전년 동월 대비 감소(-1.3%)했으나 6월 증가세로 돌아섰고, 석 달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 3대 효자 품목이 수출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도체는 전체 수출에서 25.9%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품목인데 최근 수출 단가 상승으로 8월 반도체 수출은 151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7.1%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다시 썼다.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메모리 고정가격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지난 6월(149억7000만 달러) 세운 사상 최대 수출 기록을 두 달 만에 갈아치웠다.

 

자동차 수출은 55억 달러로 8.6% 증가했다. 이는 8월 역대 최대 실적이자 3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주요 국가별 실적을 보면 대미 수출이 관세 여파로 87억4000만 달러로 12.0% 감소했고, 대중 수출도 110억1000만 달러로 2.9% 줄었다. 하지만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수출 둔화세를 보였던 순수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모두 수출 플러스를 기록했다. 중고차 수출 증가도 전체 수출 증가에 기여했다.

 

선박 수출은 높은 선가로 수주한 선박의 인도가 이어지면서 11.8% 증가한 31억4000만 달러로 6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면 석유제품(41억7000만 달러, -4.7%), 석유화학(33억8000만 달러, -18.7%)은 유가 하락과 글로벌 공급 과잉 등 영향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해 수출 감소 흐름이 계속됐다. 15대 주력품목 외에는 농수산식품(9억6000만 달러, +3.2%), 화장품(8억7000만 달러, +5.1%), 전기기기(12억9000만 달러, +5.6%) 등이 8월 중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수출 증가세를 뒷받침했다.

 

한국의 8월 수입액은 518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4.0% 감소했다. 이에 8월 무역수지는 65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대미∙대중 수출 비중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수출다변화 정책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관세 여파가 계속되고 있어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대미 수출이 크게 줄어든 반면 아세안을 비롯한 다른 국가로의 수출이 늘었다”면서 “앞으로 상황은 여전히 알기 어려운데 시장 다변화 노력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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