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이주 없이 신축 효과... 재건축 대안으로 주목받는 리모델링·대수선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1일 공개한 래미안 넥스트리모델링 이미지. 삼성물산 제공

 최근 리모델링·대수선이 재건축의 대안으로 각광받음에 따라 대형건설사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축 안전진단 통과가 어렵거나, 용적률이 높고 사업성이 떨어져 재건축이 어려운 단지를 사이에서 리모델링 및 대수선이 주목받고 있다.

 

 리모델링은 기존 아파트를 철거하는 재건축과는 달리 골조를 유지한 채 증축하는 방식이다. 사업 진행이 빠르고 공사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수선은 아파트 또는 커뮤니티 건축물의 기둥, 보, 내력벽 등 구조나 외부 형태를 변경하거나 증설하는 것을 말한다. 재건축·리모델링보다 사업 추진이 쉽고 기간이 짧으며 조합 부담도 적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재건축이 어려운 노후 단지들은 리모델링을 대안으로 검토하거나 리모델링보다 사업 추진이 쉽고 속도가 빠른 대수선을 택하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공동주택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153개 단지, 12만1520가구로 2021년(54개 단지∙4만여 가구)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국내 ‘개수’(대수선, 용도변경, 증·개축 등)와 ‘유지·보수’를 포함한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2025년에 37조원, 2030년에 4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형 건설사들도 리모델링·대수선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은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기술 공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물산은 기존 건축물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주거 성능을 신축 아파트 수준으로 거듭나게 하는 차세대 도심 재생 솔루션인 ‘넥스트 리모델링(Next Remodeling)’을 선보인다고 이날 밝혔다. 삼성물산의 넥스트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를 활용하면서도 내·외관 디자인을 완전히 새롭게 하고 스마트성능과 서비스를 구현해 삶의 질을 높이는 하이엔드급 주거 구현을 목표로 한다. 건물의 구조를 유지하기 때문에 안전성 검토 등의 인허가 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공사도 2년 이내로 가능해 사업 기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존 건물 철거가 없어 자원을 절약하고 안전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김성환 건산연 연구위원은 “넥스트 리모델링이 철거 후 신축이라는 도심 재생의 기존 인식을 전환해 도심 기능회복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건설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건설 대수선을 통해 개선되는 노후 아파트 커뮤니티 투시도.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은 최근 입주민 이주 없이 노후 아파트의 생활 품질과 자산 가치를 높이는 ‘대수선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현대건설의 신사업은 노후 단지를 이주 없이 리뉴얼해 신축 수준의 주거 품질과 프리미엄 가치를 실현하는 프로젝트다. 현실적인 여건상 재건축이나 증축형 리모델링이 어려운 단지의 실질적인 생활 개선을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재건축 연한과 안전진단 통과 요건, 용적률 제한 등 각종 규제와 높은 분담금 등으로 기존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단지에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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