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역대 최대 규모인 13조8778억원으로 편성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올해 본예산(11조4336억원)보다 21.4%(2조4443억원) 늘어난 규모다. 정부는 인공지능 전환(AX) 확산, 재생에너지 확대, 통상 대응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삼았다.
◆산업 AX 및 첨단산업 투자
산업부는 산업 전반의 AX 확산을 위해 총 1조1347억원을 배정했다. 올해보다 두 배(100.8%) 수준으로 늘린 것이다. 제조업 현장에 인공지능(AI)를 접목하는 ‘AI 팩토리 선도 프로젝트’ 예산으로 2200억원을 책정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자율제조 AI 팩토리 500곳 이상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제조·물류·건설 분야에서 활용될 휴머노이드 기반 피지컬 AI 개발 예산으로 4022억원을 배정했다.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안전성을 끌어올리는 데 목적이 있다.
첨단 및 주력산업 지원 예산은 1조6458억원으로, 올해보다 3433억원(26.4%) 증액됐다. 조선 분야에서는 자율운항선박, 쇄빙선 기술개발, 선박 블록 생산 자동화 등에 예산을 투입한다. 조선·해양산업 기술개발(R&D)에 1786억원, 한·미 조선·해양산업기술협력센터 건립에 66억원이 포함됐다.
◆재생에너지와 원전
재생에너지 분야 예산은 1조2703억원으로 올해보다 3730억원(41.6%) 늘어났다.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과 ‘보급지원사업’에 총 8501억원이 배정됐다. 이 중 금융지원사업은 648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해당 사업은 RE100 산업단지, 영농형 태양광, 해상풍력 확대 등 정책 추진에 활용된다.
재생에너지 핵심기술개발 사업에는 3358억원을 투입한다. 원전 예산은 5194억원으로 올해보다 305억원(6.2%) 늘었다. 정부가 밝힌 합리적 에너지 믹스 기조가 반영된 결과다.
◆통상·수출 및 균형성장
통상·수출 대응 예산은 1조7353억원으로, 전년 대비 67.8%(7013억원) 늘었다. 무역보험기금 출연액은 올해 800억원에서 내년 6005억원으로 대폭 확대된다. 이는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한·미 관세 협상 대응 차원이다.
정부는 한·미 간 관세협상에서 MASGA(대미 조선 투자·협력 프로젝트, 1500억 달러 규모)를 포함해 총 3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를 약속했다.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6년도 예산안’에는 MASGA 등 대미 투자 지원을 위한 정책금융 패키지 1조9000억원이 포함됐다. 산업은행·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가 주도한다.
내년 수출지원 기반 활용 예산은 1811억원이다. 이 가운데 미국 관세 피해 기업을 위한 긴급바우처 예산 424억원이 신설됐다. 첨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와 핵심광물 재자원화 예산은 1조9993억원으로 올해보다 2114억원(11.8%) 늘었다.
기업의 지역 투자 촉진과 지역 주도형 연구개발(R&D)을 위한 균형성장 예산은 8835억원이다. 전년 대비 1272억원(16.8%) 증액됐다. 정부는 ‘5극3특 균형성장’ 전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AX와 재생에너지, 통상 대응을 동시에 강화하는 방향을 잡은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실제 집행 과정에서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