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더 내려갈 줄 알았다”…시장금리 반등에 대출금리 상승 조짐

지난 14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38)는 2022년 말 주택구입과정에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당시에는 기준금리가 조만간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고정금리보다 낮은 변동금리를 선택했다. 그러나 최근 은행으로부터 받은 금리 안내 문자를 확인한 뒤 전략을 다시 고민하고 있다. A씨는 “기준금리가 곧 내려갈 거라는 전망이 많아 변동금리를 택했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시장금리가 다시 오르는 분위기라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금리 재산정 시점이나 대환 대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고정금리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결정문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국면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해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금리를 중심으로 시장금리가 빠르게 반등했고, 은행권 대출금리도 상승 흐름에 접어들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6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30~6.297%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초와 비교하면 하단은 소폭, 상단은 약 0.1%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특히 혼합형 금리 최고치는 지난해 11월 중순 6%를 넘어선 이후 두 달 만에 6%대 중반까지 올라섰다.

 

신규 코픽스(COFIX)를 기준으로 한 변동금리는 연 3.76~5.64%로 소폭 낮아졌지만, 이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축소하거나 우대 조건을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 은행의 일반적인 변동금리 하단은 대부분 4% 초반에 형성돼 있어, 실제로 3%대 금리를 적용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시장금리에 연동되는 대출금리는 이미 추세적 상승 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이 금융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은행권은 당분간 대출금리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관련 표현을 삭제하자,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약화됐다.

 

이 여파로 은행채 5년물 금리는 금통위 전후 이틀 동안 0.08%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19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고정·혼합형 금리에 최근 지표금리 상승분을 반영해 추가 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시장금리 상승분을 순차적으로 대출금리에 반영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리 환경과 재정 부담, 환율 변동성 등이 장기 금리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금리 환경 변화에 따라 개인의 자산 관리 전략에도 조정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대출은 변동금리 비중을 낮추고, 예금은 단기 상품 위주로 나눠 가입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다.

 

은행 PB들은 고금리 특판 적금이나 단기 예금을 활용해 금리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을 권하고 있다. 자금을 장기간 한 상품에 묶기보다 3개월, 6개월, 1년 등으로 분산해 운용하면 향후 더 높은 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여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출자의 경우 상환 여력이 있다면 일부 원금 상환을 통해 이자 부담을 줄이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투자자라면 고금리 예·적금을 통한 확정 수익 확보와 함께 주식·채권·해외자산·현금성 자산을 적절히 배분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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