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적자 낸 LG전자, 가전 대목 효과로 반등 노린다

희망퇴직 따른 일회성 비용 반영
주력인 가전 부문 통해 실적 개선 기대

LG전자 ‘LG 시그니처’ 세탁기 및 건조기 제품 이미지. LG전자 제공

 

 

 9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내며 체면을 구긴 LG전자가 본격적인 가전 성수기를 맞아 실적 개선을 꾀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향 냉각 솔루션과 로봇 사업 등을 미래 먹거리로 키워내기 위한 움직임도 이어간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3조8538억원, 영업손실 1094억원을 기록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35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2016년 4분기 이후 9년 만의 적자다. 이번 성적표는 잠정 실적이며 본 실적은 오는 30일 발표된다.

 

 주력인 TV사업의 부진,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 발생 등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MS 사업부 50세 이상,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단행했던 희망퇴직을 전사로 확대해 실시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처로 3000억원 이상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주력 사업인 가전 사업 부문을 통해 실적 만회에 나설 계획이다. 통상 1분기는 연초 신제품 출시 효과에 졸업∙입학 선물 및 이사 수요까지 겹쳐 가전업계의 성수기로 꼽힌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은 물론, 전체 판매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이른바 ‘볼륨존’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함과 동시에 B2B, 온라인, 구독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각오다. 구독사업의 영업이익률은 약 10% 내외로 알려졌는데 경기 둔화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묶어두는 록인 효과(Lock-in)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시장도 집중 공략한다. 이 회사는 공기조화공학(HVAC) 사업 성장을 가속화하고자 2024년 말 E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고효율·고성능 HVAC 기술을 기반으로 B2B(기업 간 거래) 사업 성장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포부다. 신동훈 LG전자 ES본부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고효율 칠러 기술과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을 통합한 신규 사업모델로 발전시켜 시스템 통합 운영 및 서비스를 아우르는 토털 쿨링 솔루션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을 세워 실행해 나가고 있다”며 “칠러사업을 2년 내에 1조원 규모의 유니콘 사업으로 육성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은 “AI 데이터센터 고밀도화로 풀스텍 냉각 벤더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면서 “LG전자는 HVAC 기반 공랭 경쟁력에 더해 냉각수분배장치(CDU)·콜드플레이트 등 액체냉각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인데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와의 사양 협의·퀄테스트가 막바지 단계에 있어 연내 대형 수주 가시화 가능성이 유효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LG전자 모델들이 투명 OLED 디스플레이로 소개되고 있는 클로이드와 액추에이터 악시움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제공

 

 LG전자는 중장기적으론 로봇 사업을 통해 자사가 보유한 디스플레이, 모터·구동, 센서 등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CES 2026에서 로봇용 액추에이터 브랜드 ‘악시움’을 처음 공개했다. 액추에이터는 회전력을 만드는 모터, 전기 신호를 제어하는 드라이버, 속도를 조절하는 감속기 등을 합친 모듈로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한다. 로봇 제조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피지컬 AI 시대에 유망한 후방 산업 분야로 꼽힌다. 휴머노이드 한 대에 많게는 수십 종의 액추에이터가 필요한 만큼 LG전자의 모듈형 설계 기술 또한 맞춤형 다품종 생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이 회사는 ‘LG 클로이드’를 통해 가정용 로봇의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로봇 사업과 관련해 “가정용은 물론 상업용, 산업용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LG그룹 생태계에서 역량을 적극 활용해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선영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올해부터는 고정비 절감 효과로 흑자 전환될 예정”이라면서 “관세 여파도 주요 경쟁사 중 LG전자의 대응 전략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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