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 꺾이자 산업생산도 두 달 연속 뒷걸음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5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5월 반도체 생산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이면서 전체 산업생산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소폭 줄어 생산과 투자 지표가 함께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국가데이터처가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지수는 117.7로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2월 2.1%, 3월 0.4% 증가한 뒤 4월 -0.4%에 이어 두 달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산업생산이 두 달 연속 줄어든 건 지난해 7~8월 이후 처음이다.

 

 생산 감소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었다.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10.0% 줄었다. 감소 폭은 지난해 10월 -23.8% 이후 가장 컸다. 플래시메모리와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이 줄면서 전체 생산 지표에도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를 포함한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3.0% 감소했다.

 

 국가데이터처는 전월 기저효과와 분기 내 물량 조정 등이 반도체 생산 감소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생산능력이 한계에 가까운 상황에서 납품계약 일정에 따라 일부 조정이 이뤄진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기술적 물량 감소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 심의관은 이어 “신규 반도체 팹이 본격 가동되면 명목 금액뿐 아니라 물량 기준으로도 상승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의약품 생산도 17.5% 줄었다. 전월 기저와 일부 납품 일정에 따른 생산 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석유정제와 자동차 생산은 각각 9.8%, 2.7% 증가했다. 석유정제 생산 증가율은 2023년 9월 13.6% 이후 가장 컸다. 다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4.7% 감소해, 중동 전쟁 여파 등으로 급락했던 4월의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 지표는 소폭 개선됐다. 상품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0.1% 증가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는 3.4% 감소했지만,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는 0.9%, 의복 등 준내구재는 2.3% 늘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1.3% 늘었다. 정보통신업은 3.0% 감소했지만,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금융·보험업이 5.9% 증가했다. 도소매업은 0.5% 줄며 3개월 연속 감소했고, 운수창고업도 1.8% 감소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장거리 국제선 이용객이 줄면서 항공운송업이 13.4% 감소한 영향이다.

 

 투자는 약보합 흐름을 보였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운송장비 투자는 0.2% 늘었지만, 정밀기기 등 기계류 투자가 0.2% 줄었다.

 

 건설 지표는 개선됐다. 건설업체의 국내 시공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3.8% 증가했다. 건설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55.3% 증가하며 7개월 연속 늘었다. 용인과 청주 반도체 공장 등 대규모 공사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4개월 만의 하락 전환이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7포인트 상승했다.

 

 재정경제부는 “미·이란 종전 업무협약 체결 이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다”며 향후 산업활동 주요 지표의 개선세가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