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추가 인상 언제…10월 금통위 앞두고 환율·물가 변수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뉴시스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전환으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 달 2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고유가와 환율 변동이 물가에 미칠 영향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다만 지난 7·8월 연속 인상의 효과를 점검할 필요가 있어 10월에는 동결하고 11월에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 16일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책금리 상단과 한국 기준금리(3.00%)의 격차는 1.00%포인트로 확대됐다. 연준이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한은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대외 여건도 한층 복잡해졌다.

 

한은은 물가와 성장 흐름뿐 아니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 등 금융안정 위험을 고려해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상했다. 다만 세 차례 연속 인상에 나설 경우 취약 차주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어 10월에는 숨 고르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근 환율은 추가 인상의 시급성을 다소 낮추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한은의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과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등의 영향으로 한때 1555.8원까지 올랐다. 이후 경상수지 흑자 확대와 외국인 주식 순매도 완화, 견조한 성장 전망 등에 힘입어 1300원대 중후반까지 하락했다. 상반기 확대됐던 환율 변동성도 하반기 들어 축소됐다. 

 

그러나 한미 금리 차 확대가 달러 강세와 맞물리면 원화 가치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동안 국제유가 상승의 충격을 일부 상쇄해 온 원화 강세 흐름이 꺾일 경우 수입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도 향후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국내 성장세와 주택시장 역시 추가 인상 여부를 가를 변수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경기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경우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반면 반도체를 제외한 부문의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에서 추가 긴축을 취약 부문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지난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다수 위원이 취약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 확대를 우려했다. 

 

다만 금통위원들이 제시한 6개월 뒤 기준금리 전망의 중간값은 연 3.25%로 현재보다 0.25%포인트 높다. 앞선 인상의 효과를 확인한 뒤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셈이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은 “10월 금통위에서는 7·8월 두 차례 연속 인상의 누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최근 대내외 여건을 고려하면 11월 이후까지 추가 인상을 미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한은의 최종 기준금리 전망을 기존 연 3.25%에서 3.50%로 높이고, 올해 11월과 내년 1분기에 각각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10월 금통위에서는 7·8월 연속 인상의 효과를 확인하며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데 무게가 실린다”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도 예산안에서 총지출을 전년보다 12.8% 늘리고 3대 메가프로젝트와 인공지능(AI) 지원을 강화하기로 한 만큼 투자 경기가 뒷받침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각종 인센티브 지급 효과까지 더해져 소비 회복세도 가시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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