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뱅킹 앱을 통한 즉시 이체는 일상화됐지만 명절 연휴 또는 공휴일, 야간에 급히 돈을 뽑으러 자동화기기(ATM)를 찾거나 매달 타행 자동이체할 때 빠져나가는 500~1000원의 수수료는 여전하다. 비대면 금융 시대에도 오프라인 현금 인출과 정기 송금에는 수수료 사각지대가 남아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은행별 계좌 관리 기준과 약관을 들여다보면, 굳이 높은 우대 등급이 아니어도 수수료를 ‘0원’으로 만들 수 있는 조건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통장 메모·합산 50만원…쪼개서 채워도 급여 인정
시중은행의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는 가장 확실한 통로는 ‘급여 이체’ 실적이다. 급여 고객으로 분류되면 자행 ATM 마감 후 출금은 물론 타행 자동이체 수수료까지 무제한 면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프리랜서, 아르바이트, 긱워커(초단기 근로자) 등 소득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급여 인정 문턱도 대폭 낮아졌다. 회사 명의로 입금되는 고정 월급이 아니어도 실적 충족은 가능하다. 사전에 정한 날짜 전후로 이체하면서 입금자명이나 통장 표기란에 ‘급여’나 ‘월급’ 등 관련 단어를 남기면 전산상 급여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은행별 세부 규정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기본적으로 ‘1회 건당 50만원 이상’ 입금을 요구하는 반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등은 쪼개져 들어오는 부수입을 감안해 ‘월 합산 50만원 이상’만 충족해도 급여 실적으로 인정해 준다.
특히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은 ‘본인 명의 타행 계좌’에서 보낸 돈이나 단순 개인 간 이체는 통장 메모를 남기더라도 실적 산정에서 제외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족 등 타인 계좌를 거쳐 송금받거나, 별도의 급여 멤버십 서비스(신한 급여클럽 등)를 등록해 두는 요령이 필요하다.
◆카드 결제 1건·공과금 자동이체…연결만 해도 OK
급여 실적 관리가 번거롭다면 일상 결제 수단 하나만 연동해도 마감 후 수수료가 면제된다.
KB국민은행의 'KB국민ONE통장', 신한은행의 '신한 주거래 우대통장', 우리은행의 '우리 SUPER주거래 통장' 등 주요 시중은행의 대표 상품들은 복수 조건 중 하나만 충족해도 필수 수수료를 면제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카드 결제 계좌 지정이다. 결제 금액과 무관하게 해당 은행 계열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결제 대금이 월 1회 이상 정상 출금되면 ATM 영업시간 외 출금 수수료가 면제된다.
여기에 통신비, 아파트 관리비, 보험료 등 매달 지출되는 공과금 자동이체를 1~2건 연결하면 우대 범위가 넓어진다. 공과금 이체 실적이 더해지면 타행 ATM 출금 수수료(월 5~10회)까지 면제 혜택이 확대되는 경우가 많아, 소액 자동이체를 한곳에 집중해 두는 것만으로도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
◆인터넷은행은 전국 ATM서 ‘0원’…65세 이상 우대 제도 ‘쏠쏠’
현금 인출 빈도가 높다면 인터넷전문은행과 고령층 전용 면제 제도를 적극 활용할 만하다.
토스뱅크를 비롯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전국 모든 시중은행과 주요 편의점 ATM에서 시간대나 전월 실적과 상관없이 입출금 수수료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만 65세 이상 고령층을 위한 은행권 공동 혜택도 유효하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 등 6대 은행은 만 65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시간 내 ATM 입출금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있다. 별도 신청 절차 없이 주민등록상 연령에 맞춰 자동 적용되므로,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소비자라면 인근 영업점 ATM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