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동 건물 2곳 잇따라 방화…19명 다치게 한 70대, ‘살인미수’ 검토

역삼동 빌딩 2곳 방화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70대 남성이 20일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역삼동 빌딩 2곳 방화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70대 남성이 20일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강남 일대 건물 두 곳에 잇따라 불을 질러 19명의 인명피해를 낸 7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살인미수 혐의 적용을 검토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우선 방화치상 혐의로 영장을 신청한 뒤, 피해자 조사와 증거 수집을 거쳐 살인미수 혐의 추가 적용 여부를 최종 판단할 계획이다.

 

A씨는 전날 오전 11시 54분부터 낮 12시 1분 사이 강남구 역삼동 소재 신명빌딩과 한양빌딩에 연속으로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이 불로 5명이 중상을 입고 14명이 경상을 입는 등 모두 19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피해 건물 두 곳에는 모두 특허법인이 입주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직후 도주한 A씨는 동대문구·혜화구 일대 CCTV 분석과 공조 수색에 나선 경찰에 의해 같은 날 오후 4시 16분께 서울 지하철 동묘앞역 인근에서 긴급 체포됐다.

 

조사 결과 이번 범행은 사전 계획된 정황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A씨는 범행 나흘 전인 지난 16일 자택 인근에서 플라스틱 말통 2개와 라이터, 인화물질을 미리 구매했으며, 범행 당일에는 택시를 타고 이동해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며 “특허법인 2곳이 허위 특허등록증을 발급하는 등 나를 속였다”며 “겁을 주고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집주인으로부터 “A씨가 사기 친 사람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특히 A씨는 범행 직전 한 특허법인 사무실을 찾아가 특정 직원의 근무 여부를 물은 뒤 “모른다”는 답이 돌아오자 입구에 곧바로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A씨는 4년 전인 2022년에도 이번 피해 건물 중 한 곳에 방화를 시도하다 구속돼 복역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출소 후인 지난해 8월 해당 특허법인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으나, 당시 수사를 맡은 서울 강서경찰서는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불송치 처분했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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