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계열 카드사, 전반적 부진…수수료율 인하 여파

하나카드 당기순익 47.2% ↓…최대폭 하락

그래픽=권소화 기자

[세계비즈=안재성 기자]카드 수수료율 인하 여파로 금융지주계열 카드사들도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특히 하나카드의 이익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0% 가까이 급감해 충격을 줬다. 그 다음으로 하락폭이 큰 우리카드(-9.7%)와도 현격한 차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금융지주계열 카드사들의 지난해 순익은 대부분 하락세를 그렸다.

 

특히 하나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563억원에 불과해 전년(1067억원) 대비 47.2%나 급감했다. 이는 금융지주계열 카드사 중 독보적인 낙폭이다. 

 

우리카드는 같은 기간 당기순익이 1265억원에서 1142억원으로 9.7% 줄었다. 우리카드도 순익 감소폭이 상당한 편이었으나 하나카드보다는 훨씬 작았다. 신한카드(5088억원)도 순익이 2% 축소됐다.

 

반면 국민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익 3165억원으로 전년의 2866억원보다 10.4% 늘었다. 금융지주계열 카드사 중 유일한 증가세다. 

 

금융지주계열 카드사들의 전반적인 부진은 지난해초 단행된 영세가맹점과 일반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 인하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나카드는 타사보다 수수료수익 비중이 높아 유난히 심각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초 실시된 금융당국의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에 의해 우대수수료 구간이 연 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은 전체 가맹점(273만개)의 96%인 262만6000개로 늘어났다. 

 

아울러 연 매출 5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은 0.6% 가량, 연 매출 30억원 초과 500억원 미만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0.2~0.3% 가량씩 인하됐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영세가맹점과 일반가맹점의 카드수수료가 연간 약 8000억원 경감될 것으로 추산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이 내는 카드수수료가 8000억원 줄어든다는 건 그만큼 카드사의 이익도 감소한다는 뜻”이라며 “순익 하락세를 이 정도로 막은 것만도 카드사들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 덕”이라고 강조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충격 최소화를 위해 중금리대출 등 사업 다각화와 점포 철폐, 직원 구조조정 등 비용절감에 진력했었다. 특히 국민카드는 자동차할부금융과 중금리대출 등 수익 다각화에 성공해 유일하게 순익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올해 전망 역시 매우 어둡다는 점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세가맹점과 일반가맹점의 인하된 수수료율은 그대로인데 정작 대형가맹점 수수료율 인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라면서 “이대로는 카드수수료 부문에서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고 한숨을 쉬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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